일복이 터졌네…

새 직장에서도, 일복이 터졌다!

보통 한 사람이 하나 맡아서 하기에도 벅차다는 project를,

나는 세개를 맡게 되었다. -.-;

하나는,

좀 스케일이 크고 기간이 2년이 넘는 큰 프로젝트,

또 다른 하나는,

기간이 몇개월 수준이고 스케일은 여전히 큰 프로젝트,

마지막 하나는,

이제 곧 있으면 끝나는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는 일.

당장 앞으로 일주일 남짓 이내에 무언가 큰걸 하나 해 내야 하는데,

보통 이쪽 일에 아주 숙련된 사람이 하면 두주정도 걸린다는 걸,

나는 한주 남짓한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다.

나는 아직 이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데.

회사에서 아침에 해뜨는걸 보게 될거라는둥,

집에가는 길을 잃어버릴수도 있다는둥…

회사에서는 덕담이 쏟아진다. 

우…이…씨…

앞으로 두주동안에도 이 블로그에 글을 계속 올릴 수 있을지.

새해 결심에서 쓴 것 처럼, 

이를 악물고, 하던거니까 무슨일이 있어도 계속 한다는 식으로 글을 쓰지는 않으려 한다. ㅎㅎ

수염 기르기

금년초부터,

수염을 기르고 있다. -.-;

뭐 딱 대단한 결심을 했다거나 그런것이라기 보다는,

처음엔 그냥 매일 아침 면도하는 것이 귀찮아서 시작한 것이었다.

(요즘은 대충 일주일에 한번쯤 면도하고 수염 다듬는 일을 한다.)

그런데,

몇가지 더해지는 유익이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우선,

늘 나이보다 좀 어려보이는 단점이 좀 커버가 되고 있다. ^^

특히 새 직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꽤 중요한데… (직장 내에서나, 대외적으로나)

그럴때 수염이 좀 도움이 된다.

딸내미랑 노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 딸내미는, 내가 뽀뽀를 할때마다 기분이 이상하다면서 꼭 한마디씩 뭐라고 하는데,

그러면서 장난치는 것이 참 재미 있다. ㅎㅎ

다만,

아내는 수염을 깎아 버리라는 쪽이어서,

귀가 얇은 나는, 뭐 그럼 확 밀어버릴까… 하는 것을 고민중이기도 하다. ^^

신기하다…

지난 한달동안,

지루하게 이 블로그에 썼던 일련의 내 생각들이 시작된 것은,

대충 작년 초-중반 정도부터 였던 것 같다.

그리고,

지난 한달여동안,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한국의 S 목사님의 설교를 지난 여름 즈음것 부터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면서,

어…. 어…. 이것 참 신기하구나.

이분의 설교의 흐름이 내 생각의 흐름과 정말 비슷한 점이 많구나…

하면서 들었다.

이분도 이 설교의 흐름이 대충 작년 즈음부터 새롭게 좀 형성되어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물론,

내 짧은 생각이 그분의 깊은 생각 만큼 잘 짜여져 있는 것은 아니고,

그분의 context와 내 context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부분은 생각의 흐름이 좀 다른 것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 내가 조금 더 생각을 했더라면 저렇게 까지 갈 수 있었겠구나.. 하는 것들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그래… 내 말이 바로 그말이야… 하는 것들도 많았다.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좀 찾아뵙고, 여쭈어도 보고, 대화도 나누어 보고, 내 생각을 설명도 드려보고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 분이 가까이에 계시다면,

지금 내 transition의 시기에 조언도 구하고 대화도 나누고 해 볼 수 있으련만…

뭐 그런 생각을 잠깐 해보았으나,

에이, 내가 언제 뭐 좋은 멘토를 가까이 두고 있었던 적이 있었나.

내겐 괜한 사치지.

그렇게 금방 허황된 소망을 접었다.

그렇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귀를 쫑긋 세우고 계속 그 설교들을 경청 중이다. 

(출퇴근 편도 40분 운전동안 설교 한편 대충 들을 수 있으니…)

아참,

우리 마누라님도,

그 S 목사님이 자기랑 스타일이 맞는다나…

자기가 생각하고 있으면 그걸 설교를 한다고…

결국은,

나랑 내 아내가 스타일이 비슷한 것임이… ㅎㅎ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시간의 blessing

최근,

정말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것과 같은 마음에 엎드려 기도할 일들이 여러가지 겹쳤었다.

1. 

내가 사랑하는… 정말 사랑하는 S가 큰병(?)을 얻어 수술을 해야 했다.

어려서 어머니로부터 받은 신앙을 희미하게 잃어버리고 있다가, 수년전 그것을 다시 찾으며 참 멋진 변화를 겪고 있었는데…

그런 ‘회심’의 경험과 동시에 직장에서 참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을 경험하고…

이제는 이런일까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나님께서 이것 저것을 가져가시는 것만 같아 울었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마음이 확~ 무너져내리는 것 같이 아팠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잘 키워주시는 건 알겠는데, 지금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2. 

내 직장에서 어떤 사람이 아주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찌어찌하다가 그 친구가 내게는 그 사실을 이야기해서 내가 여러가지로 도와주려 하고 있는데,

최근 그 증상이 더 많이 나빠져서 지난주에는 아침 시간에 주차장에 따로 데리고 나가 약을 먹는것을 도와주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잡고 기도해주며 진정시켜야 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젠 내게 이야기를 할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어 한다.

끊임없는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있고… 그러다보니 가족들도 다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3.

나와 참 친한 한국에 있는 친구 하나가 이혼의 위기에 처해있다.

두주전에는 갑자기 내게 facebook message를 보내 죽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서…

이곳 한 밤중에 급히 내가 전화를 걸어 진정시켜야 했다.

그후로도 죽음이 편하게 느껴진다는 식의 이야기를 해서 많이 놀라는 일이 몇번 더 있었다.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있다보니,

정말 내가 감정적으로도 이걸 다 감당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게다가 나 역시 새 직장에서 받는 여러가지 stress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새직장으로 옮긴 후 기도의 리듬을 제대로 찾지 못해 힘들어 하던 차였고,

두어주 그래서,

아침에 회시가는 시간을 좀 늦추고 기도하는 시간을 늘렸다.

나도 마음이 정말 많이 힘들어서,

아침에 그저 엎드려 무엇부터 기도해야좋을지 막막한 심정으로 그저 내 답답한 마음부터 주님께 올려드렸다.

그런데, 그 짧은 기간동안… 하나님께서는 내게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하셨고,

아침마다 새로운 찬송을 떠올리게 하셨고,

그렇게 기도하면서 내게 말로 다 할수 없는 회복의 소망을 공급하여 주시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렇게 내가 위해서 기도하는 그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사랑의 마음 한 조각을 내게 느끼게 해 주시는것 같았다.

그야말로,

마음이 무너져내려 기도하면서 하늘이 열리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다.

그런 어려움 자체가 물론 감사할만한 일들은 아니지만, 그런 와중에 하나님의 백성들을 품으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아 그래서 중간보고를 하자면,

S는 수술을 잘 받아 회복 잘 하고 있는 중이고,

직장동료는 아직 진행형이긴 하지만 몇가지 상황이 좀 정리가 되어가고 있고,

한국의 친구는 어제 내게 ‘다시는 죽는다는 얘기 안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상황을 침착하게 잘 바라보는 눈을 찾게된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우리의 하나님이 되신다는 고백을, 

의지적으로라도 해야하는 것 같다.

기도의 흐름?

최근 기도생활중에 경험하고 관찰하고 있는 싸이클.

감사의 기도, 깨어짐때문에 가슴아파 했던 기도로 시작했던 기도들이 흘러가는 흐름이 대충 이렇게 되는 것 같다.

적어도 지금 내겐,

기도가 난잡하게 내 머리에 흩어져 있는 신학적 개념들을 정리해주는 작업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


Lean, fat-free

새로운 직장과 함께 life-style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단 ‘여가시간’ 이라는 것이 정말 많이 없어졌다.

그전엔 일과중에 개인 이메일을 체크하고 답하는 일들도 있었고,

내 여러 관심분야의 podcast를 들으며 시간을 보낼때도 있었는데…

Red Sox 관련 podcast, 한국 뉴스 podcast, 한국 정치 관련 podcast 뭐 그런 것들은 이제 며칠씩 듣지 못해 그냥  지워버리고 있다.

facebook을 그래도 하루에 한두번 들어가볼 여유가 예전엔 있었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한두번 들어갈까 말까.

이 블로그도,

주말에 좀 더 글쓰는 내용들을 생각해서 줄거리를 잡아 놓았다가,

매일 저녁 조금씩 글쓰고, 답글 다는 정도로 들어오고 있다.

뭔가, 내 삶에서 fat이 빠지고 lean해지고 있다는 느낌.

아참…

말씀을 읽을 시간이 좀 부족해서, 성경을 iphone에 담아두고 많이 듣고 있는데…

이거 참 좋다!

바쁜 사람은 물론, 바쁘지 않은 사람도 한번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나의 2013 새해 바람 (extra)

지난 한달의 절반은 ‘아시아’ 어느 나라의 시골에 있는 호텔과 그곳의 공장에서 보냈다.

매일 아침에 6시에 일어나 말씀묵상, 운동, 기도, 아침식사 후에 출근해서, 저녁 8-9시에 퇴근, 호텔방에 돌아오면 10시, 때로는 11시가 넘는 일정 이었다. 그나마 나는 아직 내 project가 본격적으로 launch하지 않았기 때문에 덜 바뻤던 편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이렇게 글을 쓰는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1월 한달간의 글은,

대충 12월말 휴가 기간동안 생각도 했고, 얼개도 잡아놓았고, 많이 써놓기도 했기에 빼적지 않고 쓰는 것이 가능했는데…

실제로 앞으로도 출장을 많이 다니면서 이렇게 글을 쓰는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는데까지는 해보겠지만….

예전과 같이,

‘한번 하기로 했으니, 이를 악물고 해보자’는 식으로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를 악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새해에 내가 새롭게 가려보려는 자세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

나의 2013 새해 바람 (21)

전면적 재수정?

다시 20년 전으로 돌아감?

내 새해 바램을 적어놓고 보니,

마치 내가 지난 10-15년 동안 내 신앙의 여정을 다 부정하다시피 하고,

다시 20년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처럼 쓰여진 것 같다.

그렇지만,

분명히 그건 아니다.

지난 시간동안,

내 모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참 내게 신실하셨다.

내 모든 발걸음과 함께 해 주셨고,

하나님에 대해 무지한 나같은 사람에게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시는데 쉬지 않으셨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이…

나는 하나님의 선하신 의도와는 관계없이 막나가는 성향이 다분한 사람이다.

이제 잘못 나아온 내 궤도의 일부를 수정하고 싶은 것 뿐이다.

이 과정을 지내면서, 겉보기에는 내가 그리 많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 이 과정이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 신실하셨던 주님을 바라보면서…

이 transition을 주님께 맡겨본다.

나의 2013 새해 바람 (20)

현재 생각으로는,

내일로 이 시리즈의 허술한(-.-;) 글들을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있다.

그래도 new year’s resolution이라는 차원에서 이 글을 시작했으므로,

금년에 뭔가 새롭게 결심하여 ‘실행’하는 것을 정리해서 적어보기는 해야할 것 같다. ^^

1.

성경 통독에 시간을 더 들이고 있다. 목표는 금년에 최소한 2독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서 성경 전체의 흐름 자체가 내 ‘영혼’을 적시도록 시도하고 있다.

2.

QT 본문을 아주 짧게 잡고, 대신 그 말씀이 마음을 흔들어 놓도록 그 말씀과 함께 더 깊이 머무는 시도를 하고 있다.

3.

가능하면 새벽기도 같은 시간을 떼어 깊이 길게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참 많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정기적 기도’를 짧게 정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아침에 처음 일어나서, 잠자리 들기 전에,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중요한 meeting 전에, 아주 짧게 (3-5분) 기도하는 시도를 하고 있고.

여러가지로 마음이 어려워지거나,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다거나, 아니면 특별히 좀 기도해야할 필요를 느끼면, 잠깐동안 이라도 ‘골방’을 찾아들어가 기도하려 한다. 이 골방은,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내 차안이 되기도 하고, 빈 conference room, 심지어는 화장실이 될때도 있다.

4. 

내 감정을 다스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내 긍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dictate하지 못하도록 하고,

순간적인 감정의 변화는, 매우 자주, 성령의 이끌림이라기 보다는 내 죄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자각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5.

passive하고 vulnerable한 것을 practice 해보고 있다.

이것은 때로 굼뜨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때로 타협하는 것 같아 보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좀 더 구하려고 한다.

좀 더 있을 수도 있지만,

대충 이정도가 내 new year’s resolution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국 이렇게 다섯개 딱 쓰면 될걸,

20개나 넘는 글을 주저리 주저리 풀어놓았네… 

나의 2013 새해 바람 (19)

information을 받아들일때,

그것을 너무 shallow하게 받아들여 바로 shallow한 방식으로 적용하는 모습을 벗어버리면 좋겠다.


예를들어…

미라슬라브 볼프의 사상을 매우 제한적이나마 접하면서,

유익을 많이 얻었다.

(그분의 사상과 신학을 내가 이해한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준은 전혀 아니다. ^^)

복음을 통해서 용서와 포용이 가능함을 이야기하면서, 복음이 그 내용을 내제적으로 담고 있다는 것은, 특히 현대의 복음주의교회가 경청해야할 message라고 생각했다.

결국 용서를 위해서는 가해자의 행동 자체를 ‘잊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새롭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한국의 보수주의 정치세력과 결혼한 보수주의 교회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유주의자를, 사회주의자를, 세속주의자를, 무신론자를 용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아직도 20세기에 살고 있는 그들이 정말 가슴터지도록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서…

나 역시, 그 보수주의자들을, 독재세력을, 친일세력을, 부패한 정경유착 세력을 잊지 못하고 스토킹해가며 미워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 물론, 무조건 그 사람들이 잘못을 다 없던 것으로 하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좋은 가르침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을 information gathering 차원에 그치지 않고,

‘내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내게 빠져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내 눈 안의 들보를 보지 못한채 다른이 눈 안의 티끌이 몹시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것이었다.

공부, 묵상, 생각, 연구 등등의 목적을 점검하고 수정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