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주를 시작하며 몇가지 생각 정리

첫주를 새 직장에서 보내면서… 

몇가지 impression은 이렇다.

1. 꼭 Kansas City Royals같은 팀에서 New York Yankees 같은 팀으로 trade된 선수와 같은 느낌이다. -.-;

예전에는 몇백불 필요한거 살때도 손을 벌벌 떨며 이걸 꼭 해야되나… 뭐 그런걸 따져야만 했는데, 이제는 그 액수가 완전히 비교가 되질 않는다.

2. 이른 아침부터 저녁 8-9시까지 매일 일하는데, (그것도 안바쁠때…) 사람들이 하루종일 일을 하면서 서로 농담을 주고 받을 시간이나 식사를 할 시간도 없이 일한다. 

아주 바쁜 경우에는, 미팅 룸에서 다음 미팅룸으로 옮겨가는 30여초 동안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을 무엇이건 쳐 넣으며 이동할때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은 그런 일을 맡지는 않았으므로, 매일 회사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luxury를 누린다. ㅎㅎ)

내가 지난 두달간 주고받은 text message를 다 합쳐도, 지난 일주일한 회사 사람들과 주고받은 text message의 절반도 안된다.

3. 그런데 사람들이 적어도 겉보기에는 놀랄만큼 nop-aggressive 하다! 아주 nice하다고 할까.

4. 같은 부서에서, 지난 25년동안 만나지 못했던 대학 1년 후배를 만났다. ^^

대학때 IVF활동을 열심히 했던 친구였는데… 수염을 길러서 알아보질 못했다.

그런데 막상 바빠서 이야기를 제대로 나눌 기회도 없었다.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하나님 나라에 관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는지 한번 밥이라도 먹으며 얘기하고 싶은데… 시간이 날른지.

5. 그리고, 와보니… 생각보다 예전에 알던 사람들이 여기 저기 많다! ㅎㅎ

위에서 쓴 대학 후배도 그렇지만, 예전 직장에서 슬그머니 사라졌는데 여기 와 있는 사람도 있고, 코스타 조장했던 자매도 있고 (물론, 이 자매는 이 회사 다니는거 알고 있었지만), 기타 일하면서 알게된 사람들이 여기 저기 꽤 있다.

6. 예전엔 내가 돌아다니며 굽신거릴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굽신거린다.

돈의 힘은 무섭다.

그리고… 그 돈의 힘을… 내 힘이라고 착각하면 금새 망가지기 십상이겠다.

7. 일 시작하기 전에는

excited : 80%, worried 20% 쯤 되었다면,

지금은

excited 75%, worried 25% 쯤 된다.

실제로 와서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음…. 뭐랄까…. extreme 이다.

8. 정말… 정말… 정말…

많이 배우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그걸 소화할 만한 시간과 여유를 찾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9. 여긴 정말 무서운 회사다.

배우기로 작정하면 무지하게 많이 배울 수 있고,

삶의 다른 모든 영역을 다 포기한채 일에 매달리겠다고 하면 그것에는 limit이 거의 없어 보인다.

반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며사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challenging해 보인다.

성장의 기회도 엄청나게 크고, 망가질 유혹도 무지막지하게 크다.

10. 어쨌든…

이리저리 따져서…

나 같은 사람에게 잘 맞을수도 있는 회사인 것 같다.

많이, 많이, 스스로를 잘 다스리고 가꾸어 나가야 하겠지만.

1st week

새 직장에서의 첫주를 그럭저럭 지냈다.

주로 대부분의 시간을 눈치보는데 보냈고 ^^

한편 답답하기도 하고, 한편 exciting하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겁이 나거나 frustrated 되기도 했는데…

내가 무언가 큰 짐을 짊어지고 세상을 바꾸어야하는 임무를 받은 것 같이 행동하지 말고,

작은 것에도 성실하게 임하고, 진실하게 대하고, 

겸손하게 배워나가는 자세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자꾸만 뭔가 근질근질해서… 잘 안된다. ㅋㅋ)

음…

그런데 이런 와중에,

이번 주말에는 이 동네의 한 그룹의 수련회에서 ‘직장생활과 하나님 나라’에 대해 두번에 나누어 이야기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

이번주를 지내면서, 그 내용을 얼마나 머리속에서 많이 update했는지 모른다.

나도 이렇게 ‘해답’을 가지지 못한채 ‘과정’중에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사실 많이 들었지만…

어쩌면 그런 자세가 새 직장에서 첫주를 지내는 내게, 주말에 후배들에게 직장과 하나님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하는 내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다행이다?

어제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나는 처음부터 오바마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오바마를 지지했던 이유는, 내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입장이, 미국의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의 견해보다는 민주당 자유주의자들의 견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 이지만, 미국에서도, 보수 기독교인들과 보수 정치세력간의 ‘결합’이 약화되지 않으면 보수주의자 이외의 대중이 복음으로부터 멀어지게되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 보수 기독교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당선이 된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그렇고,

한국 보수 기독교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당선이 된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도 그렇고…

당시 상황으로 보면 기독교인들이 세를 과시하며 자신들의 agenda를 이루어간 것이라고 여겨지기도 했지만,

나는 결국 미국과 한국의 그 두명의 대통령의 탄생과 몰락이 이 두 나라에서 보수 기독교의 몰락의 신호탄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지난 수년동안 여러가지 동성결혼 반대 입법운동들을 보수 기독교인들이 전개한 것은,

‘관에 못을 박는’ 것과 같이…

몰락해가는 보수 기독교에 스스로 결정적인 자살골을 넣은 case라고 나는 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렇게 보수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얻는 보수 세력의 몰락은, 그 결합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정치적 진보, 중도, 자유주의자 등등은 절대로 예수를 믿을 수 없을 것과 같이 되어 있는 이 상황,

예수를 믿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의 보수정당의 정책에 동의해야 한다고 여거지고 있는 이 상황이,

이번의 선거 결과를 통해서 좀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역시 같은 관점으로…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도 기대를 가져본다.)

공-사를 확실히…?… 고민이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내게 주어진 laptop에 내 개인 file들을 잔뜩 넣어가지고 다녔다.

어쩌다 기독교관련 설교나 강의를 할때에도 그 laptop을 가지고 가서 썼고,

그 hard drive에는 각종 음악 file, 지난 몇년간 코스타 강의 mp3 file등이 가득 들어있었다.

내가 여러군데에서 했던 설교/강의 file들, 각종 성경공부 자료들도 무지하게 많이 들어 있었고.

그런데,

새로운 회사가 워낙 ‘비밀주의’ 뭐 그런 분위기를 강조하다보니,

laptop에 무슨 정보가 있는지 하는 것도 중요하게 취급하는 것 같고,

뭔가 회사 물품을 내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새로 computer를 setup하는 김에, 개인용 laptop을 따로 사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그러고 나니… 고민이다.

mac은… pc보다 훠~얼~씬 비싼데!!! 

그냥 내가 내 laptop을 산다면 아마도 500불 남짓하는 싸구려 windows laptop을 하나 사겠지만…

음….

그래도 되나…

삼성 다니면서 LG 냉장고 사도 되나?

토요타 엔지니어가 혼다차 타고 다녀도 되나?

Red Sox fan이 Yankees 응원단 회식에 참석해도 되나?

google 다니면서 bing search 써도 되나?

스님이 교회버스 운전해도 되나?

많이… 고민하다가… 그래도 아마 난생처음, 맥북을 하나 사게되지 않을까 싶긴 하다.

또 다시, “신입”이 되다.

미팅에 가면 늘 소리를 높이고, 

새로운 사람이 오면 데리고 다니면서 안내도 해주고, 함께 점심 식사도 하고,

여기 저기 다니면서 말참견도 많이 하고(^^)

뭐 그런 생활에 많이 익숙해 졌다가…

갑자기, 또 다시 ‘신입’이 되었다.

오늘 하루종일, 무슨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아무것도 없는.

때로,

삶이 익숙해지고 나면 처음의 그 어색했던 기분이랄까 그런 것을 기억하지 못해 초심을 잃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 당분간 겪을 어색함을 꼭 잊지 말아야 겠다.

첫날 회사에서,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에게도 절대로 말하지 말아라,

회사 내의 모습은 아무리 작은 것이어도 전혀 사진을 찍지 말아라,

facebook 등과 같은 곳에도, 그저 ‘애플’에서 일한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올리지 말아라,

뭐 그런 오리엔테이션만 한시간 정도 받았다.

이전 회사에서처럼,

하는 일과 관련된 내용을 이 블로그에서 나누긴 어렵겠지만…

이왕 새로 시작하는 김에,

처음의 어색함을 길게~ 간직하여, 너무 쉽게 편안해져서 범하는 실수로부터 나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A New Start

이제 새 직장으로 출발한다! 오늘이 첫날이다.

내가 이전 직장에서 가지고 있었던 원칙, 그리스도인이 직장에서 가져야할 자세등등을 고려해서 몇가지 결심을 정리해 보았다.

1. 내 identity가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 직급이 무엇이냐에 달려있지 않음을 항상 기억한다. 내 primary identity는 하나님 나라 백성이다.

2. 내게 맡겨진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한다. 이것은 일을 해치워버리거나 겉보기에 그럴듯하게 치장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3. 직장 상사, 회사 system 등등이 하나님보다 더 크지 않음을 항상 기억한다.

4. 만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되, 그 사람들이 정말 잘 되도록 노력한다.

5. 승진, 인정받음 등은 by-product이지 절대로 목표가 아니다. 

6.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하는 일보다 내가 받는 보상이 적다고 느끼도록 일한다. 이것은, 내가 스스로 나를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보상보다 넘치게 일하는 자세를 견지해야만 내가 스스로를 잘못된 유혹에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7. 약속을 소중하게 여긴다. 약속을 남발하지 않지만, 한번 한 약속은 최선은 다해서 지킨다.

8. 내게 주어진 직장 내에서의 authority를 violate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때로는 오지랖 넓게 행동하며 내 영역 밖의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싶을때 과감하게 그렇게 한다. 이것은 내 스스로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이 가기 위해서이다.

9. 내 성실함, 선행 등등에 앞서 종교적 언사를 남발하지 않는다. ‘너를 위해 기도한다’라거나, ‘하나님’ 등등과 같은. 이것은 이미 기독교에 ‘데인’ 많은 이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일 뿐 아니라, 종교적 언사 뒤에 내가 숨어서 내 행동을 대충하려는 잘못된 경향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다.

10. 때로는 사람들과의 충돌을 피하지 않는다. 필요하면 소리도 치고, 언쟁도 하되 그러는 과정에서 그 사람을 공격하지 말고 ‘이슈’에 관해 이야기한다.

11. 협상의 상대자, 경쟁상대 등과 만날때라도, 그 사람(들)이 최상의 것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하며 그렇게 최선을 다한다. 이것은 내가 doormat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2. 다른 사람의 credit을 빼앗아 오지 않고, 오히려 내가 한 일의 credit을 다른이들에게 돌리는 것을 습관으로 삼는다. 

….

아마 일을 하면서 이 list는 더 update이 되겟지.

자, 이제 출발이다!

Happy Birthday!

정말 어리버리…

아무것도 모르던 29살짜리 아빠, 25살짜리 엄마에게 태어난 작은 아이는,

참 잘 자라 주었다.

우리에게 과분하리만큼 좋은 딸이 되어주었다.

하나님께서 참 예쁘게 잘 키워주셨다.

이제 오늘로서 14살 생일을 맞는 민우에게,

앞으로의 삶이 하나님과 함께 하면서 더 멋질 것이라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부족한 아빠에게 좋은 딸이 되어주어온 민우에게 오늘은 뽀뽀를 100번쯤 해줘야겠다. ^^

(아마 민우는 자기 볼을 가리고는 도망가겠지만. -.-;)

Thanks for the great time!

벌써 며칠째,

우리 회사를 떠나는 것과 관련해서 이 블로그에 쓰고 있어서…

뭔가 좀 찌질해 보이기도 할 것 같지만,

정말 이 가을에 나로선 가슴아픈 이별이다. -.-;

오늘은 이 그룹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참… 많이 배웠다.

참… 열심히 일했다.

함께 했던 사람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오늘 회사에서,

사람들과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면서 괜히 또 눈물 찔끔 흘리고 그러진 말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