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us Update (2)

8월 말에 layoff 통보를 받았는데, 대충 이번 봄 쯤 부터 뭔가 회사 분위기에서 심상치 않은 것을 발견하기 시작하긴 했었다. 그래서 실제로 정식 layoff 통보를 받기 전에도 조금씩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긴 했었다.

회사와 내가 일하는 project의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실제 더 큰 문제는 나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늘 쫓기면서 살고 있었다.
조급함 (being hurried)과 바쁨 (busy)는 다른 의미이다.
조급함은 마음의 상태이고 바쁨은 물리적으로 시간 내에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쁘더라도 마음이 조급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나는 정 반대였다.
그렇게 많이 바쁘지 않을 때에도 나는 늘 쫓기는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그건 회사에서 물론 제일 분명하게 나타났다.
일을 버벅거리면서 천천히 하는 사람들을 못견뎌 했다. 물론 나도 사회생활을 그래도 좀 오래 했기 때문에 그걸 늘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빠릿빠릿하지 못한 사람들을 마음 속으로 멸시하면서 그렇게 살았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마치 좀 열등한 사람으로 분류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마음 속으로 미워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의 상태가 회사 뿐 아니라 다른 일상 생활에서도 연장되었다.
짧게 할 수 있는 말을 길게 하는 사람들을 참 못견뎌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때도 빠릿빠릿하게 하지 못하는 점원을 힘들어 했다. 운전할때 내 앞에서 천천히 운전하는 사람들을 미워했다.

그렇게 쫓기는 마음으로 사는 상태가 지속되자, 기도가 삶에서 급격하게 사라졌다.
마음을 가다듬고 절대자 앞에 나가는 일이 시간낭비같이 느껴졌던 것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침에 말씀 묵상을 할때도 정말 급한 마음에 숙제를 하듯 후다닥 할때가 많았고, 그나마 그것도 매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데 말씀과 기도라는 형식이 남았고 하나님과의 만남이 내 삶에서 매우 희미하게 되어갔다.

Status Update (1)

새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지 한주가 지났다. 그래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지난 약 3개월동안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기도, 독서, 성경묵상, 성찰, 사색등으로 보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늘 마음의 평화를 가지고 잔잔하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거의 대부분의 시간 그 기도, 독서, 성경묵상, 성찰, 사색등은 매우 격렬했고 고통스러웠다.

적어도 지난 35+년동안 성인으로서 살아온 내 삶을 돌이켜보면,
삶의 위기나 변곡점이 있을 때 마다 내 신앙은 quantum jump를 하듯이 깊어지곤 했다.
그리고 이번 layoff 기간을 맞으며 내가 고대했던 내 안에서의 변화도 역시 그런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기 보다는 하나님을 찾는 시간에 가까웠고,
결국 그 기간을 모두 끝내고 다시 회사에 출근하는 시점이 되었을때 나는 일종의 ‘정기 점검’을 마친 차와 같이 다시 달릴 준비가 잘 되었다기 보다는…
많은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여전히 가진 채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

이전 layoff가 거의 정확하게 10년전이었다.
나는 지금보다 10년 더 젊었고, 그렇게 생각하면 더 미숙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발견한것은 어쩌면 10년전의 내가 더 건강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10년만에 다시 경험한 layoff를 통해서 나는 더 성숙해졌을까?
글쎄… 성숙해졌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10년동안 내 이곳 저곳이 많이 망가졌다는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Coming back soon

삶과 생각이 많이 정리되었고,
해결되지 않았던 생각의 타래들이 일부 해결되었습니다.

결국은 내가 아직도 예수님을 닮으며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조만간, 아마도 1~2주 내에,
새로운 삶의 update들과 함께 지난 두달여간 했던 여러가지 생각들을 가능하면 정리해서 풀어보겠습니다.
워낙 많은 생각을 해서 글로 그것을 제대로 풀어낼지 자신이 없지만,
그리고 또 조만간 다시 바빠질 예정이어서 시간을 잘 낼 수 있을지 아직은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한 해봐야겠습니다.

Coming back soon!

Korean Gov Freeks out after 300 nationals chained by ICE

한국에서 다들 열받아 있는 것에 비해서,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그렇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미국 입장에서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 일이 벌어진 날에는 대개 illegal worker라는 말만 뉴스에서 전했고, 실제 이것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가 하는 것을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을 조금 더 찾아보면, 이게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자세히 다루는 의견들을 조금 더 찾을 수 있고 꽤 정확하게 이걸 짚고 있는 것 같다.

THAAD사태 이후 중국이 한국에 대한 태도 등으로 한국의 반중감정이 대단히 높아졌던 것 처럼,
이 사태 이후 한국 내부에서 미국에 대한 자세와 태도가 그렇게 달라지게 될지 지켜볼 일인 것 같다.

내가 중국이나 러시아라면 이건 매우 좋은 뉴스일것 같다.
한국이 미국과 절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게 하지도 않겠지만,
이 사태가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가능하면 감정을 배제하고 보려고 노력중이다.

요즘 하는 묵상과 기도

요즘 꽤 많은 시간을 묵상과 기도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job search하고 resume 만드는 일을 매일 열심히 하지만 그것으로 하루 종일일 보낼수는 없다.
내가 apply할 수 있는 job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아침에 기도하고, 저녁에 자기 전에 기도하는것 말고,
매일 짧은 성경구절을 가지고 묵상하는 것을 하는데,
이거 요즘 완전 대박이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input이 들어온다.
하나님의 위로와 꾸중 (주로 꾸중이 더 많은 편)이 넘쳐나서 아마 이 많은 내용들을 맥락이 다른 사람과 다 나누려면 아주 오랫동안 설명을 해야할만큼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 블로그에서 좀 다루어보려고 정리해보려고 했으나, 도저히 그 많은 양을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게 느껴져서 그냥 미루고 있다.

그리고 또 내가 매일 듣는 podcast는 Become New라는, John Ortberg가 주중에 매일 올리는 짧은 비디오다.
이분은, 아는 사람은 알지만 지난 몇년간 개인적으로 아주 어려운 시간을 보내왔다. 그 속에서 이분의 고통을 통해 맺어진 열매가 나누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의 episode 역시 정말 그랬다.
이분의 딸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는데, 이분의 개인적 여정을 어느정도 알고 이 episode를 들으면 더더욱 풍성하다.

하나님께서 그래도 이렇게 내게 공급해주시는 것들을 잘 받아먹으며 지내고 있다.
John Ortberg 목사님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참 이분께 감사하다.

나름 바쁜 하루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지만 나름 꽤 바쁘다.

하루에 시간 쓰는게
1시간~1시간 반정도 묵상과 기도,
1시간 반정도 운동
1시간 정도 각종 집안 일들 (물건 정리, 청소, 식사준비)
2~3시간 여러가지 공부
3 시간 job search
1시간 책읽기
1~2시간 빈둥빈둥 놀기

가능하면 사람들과의 접촉과 대화를 줄이고,
더 깊게 사색과 묵상을 하려고 노력중.

Feedback

하루에 적어도 한시간씩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금 더 정리가 되면 다음주에는 하루나 이틀정도 근처 기도원에 가서 기도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참 감사하게도 여기서 운전해서 한 40분 정도 가면 ‘금식 기도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숲속에서 기도하기 참 좋다)

그런데,
말씀을 통해서 쏟아져들어오는 하나님의 feedback이 장난 아니다. ㅠㅠ
아마도 하나님께서 정말 이렇게 말씀을 내게 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한편 위로를 주시지만 다른 한편 내 바닥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말씀을 해주신다.

그 많은 것들을 다 정리해서 적는 것이 버거울 정로도 정말 생각이 가득하게 쏟아져들어오고 있다.

참 오랜만이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내게 직접적으로 말씀해주시는 경험을 이렇게 갖는 것이.

몇가지 keyword들은,

죄, 두려움, narcissism, 자랑, 생각하지 않음, 조급함, 교만함, 은혜, trust, 왜곡된 자아상, spoiled, 끊어냄, 하나님의 가르치심, I’m not in control, 정죄함,

몇가지 중요한 묵상의 문장들은,

나는 사람들이 보는것과는 다른 사람이다.
멋진 설교와 정보와 지식이 나를 망치고 있다.
Shallow하게 따라하려하지 말고 더 깊게 들어가야 한다.
나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없다.
성공과 성취는 기분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지난주와 이번주 초 며칠은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그저께부터는 밤에 아주 잘 자고 있다.
하나님으로부터 feedback을 들으며 급하게 안정되고 있다.

Status Check

당연히 시간이 더 많아졌으니,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조금 더 늘었는데…

지난주부터 아주 심각하게 내가 많이 무너져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사실상 거의 믿음을 갖지 않고 사는 사람들과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보고 있다.
(아니 하나님께서 보여주신다.)

말씀 묵상 본문을 매일 보면서,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짓궂으심(?)에 웃음을 짓게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의 심하게 망가져 있는 상태를 매우 아프게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지난번 layoff때에는 거의 매일 공개 일기를 쓰듯이 이 블로그에서 내 상태를 썼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때는 지금보다는 내 영적인 건강상태가 좋았던 것 같고,
지금은 조금 더 깊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듯 하다.

그리고 오히려 조금 더 깊게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이,
내 얕은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내는 것 보다 훨씬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인 것 같다.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할때,
손영진의 이 시간 기다려요 라는 노래를 참 좋아했었다.
나름 그때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에 손영진 사모님의 테이프를 넣고 늘어지도록 많이 들었다.

오늘 그 시편 127편을 보면서는,
아… 그때 내 믿음의 천박함에 손발이 다 오그러든다.
그때 나는 마치 신앙의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정복한듯이 착각하고 생각하고 행동했었다.
그러면서 감격하고 감사했다.

지금 나의 상태는 그런데,
어쩌면 그때의 나보다 더 퇴보한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My status check.

Another One!

회사에서 또 layoff를 당했다.
우리 회사의 모든 hardware 쪽을 다 없앤다고 한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layoff를 당했다.

지난번 layoff를 당했던 것은 거의 10년쯤 전이었다.
그때를 기억해보면 매우 혼란스럽고 두려웠고 한편으로는 고통스러웠지만,
내게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한단계 더 깊어지는 시간이 되었다.

사실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얼마전 부터 알고 있었다.
회사의 confidential information이어서 모든 것을 여기에 공개적으로 쓸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이렇게 하지 않으려고 여려가지 노력을 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어버렸네,.

또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