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챔피언이라는 단어는, 보통 어떤 경기나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을 칭한다.
그러나 원래 챔피언의 기원은 당사자 대신 싸워주는 전사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을 대신해서 그 사람을 대표해서 싸우는 사람인것.

그래서 영어에서는 여전히 그런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가치나 명예등을 대표해서 지키는 사람을 챔피언이라고 한다.
또 챔피언을 동사로 쓰기도 하는데, 이때도 어떤 가치등을 지키고 고양한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런의미에서 보면,
한국사람의 입장에서 한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챔피언인 셈이다. 한국을 대표해서 대신 싸우는 사람인것이다.
또 어떤 경우에는 어떤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있는 사람은 그 분야의 챔피언이다. 그 연구분야의 가치를 높이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게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차범근이 독일에서 활약하던 시절,
파독광부로 독일에 가게된 사람들에게 차범근은 챔피언이었다.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그 외국생활의 서러움을 겪던 사람들은 큰 위로를 얻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박지성, 박찬호, 류현진에게 열광했고, 손흥민을 응원해왔다.

최근 손흥민에 대한 뉴스가 나왔고, 관심있게 보다보니 내 youtube feed에 손흥민 관련된 영상들이 엄청 많이 뜬다. 손흥민을 칭찬하고 응원하는 것들이 압도적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내 삶의 영역에서… 내가 챔피언으로 삼아왔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존경하고 내가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그 사람들이 잘되는 것이 내게 희망이 되었고 그분들을 응원했던.

내가 그렇게 챔피언으로 삼고 있던 분들중 어떤 분들은 내가 직접 그분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심지어는 가르침을 받을 기회가 있기도 했다.

그래서 였을까…
나는 꽤 오랜시간동안 내가 사랑하고 헌신해서 살아가는 가치들 안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챔피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냥 내가 어떤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소망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내가 그런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제발 아무도 나를 그런 챔피언으로 여기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챔피언이 될만큼, 내가 그들이 따르는 가치와 희망을 대표할만큼 잘 서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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