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뒤집어진다

요즘 미국이 정말 이상하다고 이야기한다.
이전의 국제질서가 무너지고 있고 여러가지 혼란이 있게 될 것이라고.

이쪽 분야 비전문가로서 내가 생각하는 것 몇가지.

첫째,
현재의 상황 (status quo)는 분명 무너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언제나 status quo가 무너질때는 혼란이 있게 된다.
나는 현명한 정치가 이런 혼란의 시기에 고통을 최소화하는 준비와 대비를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마 공정한 세상을 바라는 종교인이라면 이럴때 일수록 더 큰 피해를 받게되는 약자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둘째,
status quo는 철저히 미국 중심, 유럽 중심의 패권이었다.
평화는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누구이든 어떤 특정세력, 정치권력, 국가 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결국 폭력에 의한 평화이다.
평화가 깨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꼭 해야하는 일이겠지만,
Pax Americana가 깨어지는 것이 세상의 종말은 아니다.
미국 중심, 유럽중심의 패권이 아닌 다른 세계가 어떻게 가능할까? 그런 세계에서 평화가 가능할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러니 status quo가 무너지는 것이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status quo가 선(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차악(次惡)정도가 될 것이다.
status quo의 붕괴가 세상의 종말은 아니다.

셋째,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악에 대해서는 분명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이 뒤집어지는 상황에서는 선과 악의 기준 자체가 흔들려버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status quo를 지탱하는 수단으로서 활용된 거짓 선이고, 무엇이 조금 더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선일까… 하는 기준이 정말 필요할것이다.
나는 결국 철학과 종교등에서 그 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접하는 대부분의 기독교에서는 그런 능력과 의지가 없어보인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그런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기를 바란다. ㅠㅠ
나 같은 비전문가도 그런 고민을 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는 설교자들이나 말씀을 연구하는 신학자들에게서는 그런 고민의 아주 shallow한 수준조차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넷째,
무너지는 질서를 성경에서는 apocalyptic language를 사용해서 표현하곤 한다.
해가 어두어지고, 어둠이 덮이고, 온 세상에 재앙이 오고….
그리고 그것을 어떤 이들에게는 끔찍한 일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쨌든 공고한 status quo는 우상이 되고, 그 우상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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