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와 생존

내 주변 사람들이 흔히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지만,
나는 사실 쇼핑을 좋아한다.

엄청나게 비싼 것, 화려한 옷 등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데,
삶을 소소하게 편하게 만드는 것들, 새롭게 삶 속에서 시도하고 싶은 것들을 사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 1~2달 샀던 것을 보면,
smart tracker, 휴대용 배터리 팩, 자동차에 쓰는 android auto adapter, 출장갈때 쓸 sling bag, 작은 사이즈의 차고 문 remote, 차에서 쓸 휴대용 floss 같은 것들이다. 하나에 10~50불 정도 하는 것들이다.

하나 하나가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내가 아마 자제하지 않고 이것 저것을 다 산다면 한달에 몇백불어치라고 그런걸 살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방법은,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 물건들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있다가 그것이 모두 합해서 100불 이상이 넘을 때 그 리스트를 다시 검토해서 필요한 것들만 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이런 것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요즘 씀씀이가 커진 것은 운동화다.
운동을 위해서 달리기를 하루에 3~5마일씩 하다보니 보통 운동화의 수명이라고 하는 350~400마일 정도를 3~4달 정도에 달리게 된다.
예전 같으면 오래된 운동화를 신고 달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운동화가 조금 오래되면 무릎이나 발목 등에 살짝 무리가 오기도 하기 때문에 운동화를 제때 갈아주려도 한다.
내가 찾은 내게 잘 맞는 운동화는 Asics Cumulus인데, 이게 거의 150불 가까이되니, 달리기를 위해서 한달에 50불 정도 쓰는 셈이다.

그리고 내가 돈을 더 쓰는 건 책이다. 아마 한달에 평균 50불 정도는 쓰지 않을까 싶다. 이건 정말 가끔 충동구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산 책은 거의 대부분 최소한 조금이라도 읽는 편이니 그냥 낭비하는 돈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저렇게 따져보고 생각해보아도,
크게 낭비하는 것 없이 살고 있는데…
매달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쓰면서 살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래도 꽤 괜찮은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 나도 이렇게 빡빡하다고 느끼는데…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걸까…

아니, 내가 어릴때는 한국이 훨씬 더 가난한 나라였고,
그때 사람들은 지금보다 말도 안되는 수준의 소득으로 꾸역 꾸역 아이들 여러명 키우면서 살림하고 살았는데…
그것보다 말도 안되게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그럴까…

결국 생각해보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렇게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사치인 것이고,
나는 그나마 그 사치와 싸우고 있는 반면,
다른 시대, 다른 지역, 다른 상황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생존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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