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고등학교때부터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나는 15살부터 생일을 약간 띄엄띄엄 보내는 때가 많았다.
남자애들끼리 사는데 살갑게 생일 챙기고 그런거 별로 없었다.

나는 내 생일을 대단하게 보낸적이 별로 없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면 그거 시끄럽게 떠벌리는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어릴때 집에 아이들 초대해서 함께 짜장면 먹었던 기억은 있다)

나는 가능하면 다른 사람이 내 생일이 언제인지 잘 모르도록 하면서 살고 있다.
별로 마음에도 없는 축하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게 생일에 선물을 하는 사람은 아내와 딸이다.
나는 그것도 괜히 돈쓰고 시간쓰는게 싫어서,
생일 얼마전에는 내가 원하는 일상용품을 사달라고 아예 이야기를 한다.
금년에는 운동할때 쓰는 모자와 수염 trimmer를 사달라고 했다. 대충 10~20불정도.

어릴때부터 미역국을 많이 먹고 자라서인지 나는 미역국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늘 집에 미역국이 있었고, 미역국이 생일에 먹는 건지도 꽤 어른이 되어서까지 잘 몰랐다.
그러니 생일에 미역국 먹고 어쩌고 하는 것도 나는 별로다.

나는 누구든 내게 그렇게 생일에 번잡스럽게 하는게 그냥 불편하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아내와 딸도 딱 그렇게 한다.
케익이라도 사려고 하면 그거 하지 말자고 하고, 선물 같은거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생일에 그냥 간단하게 집에서 불고기 구워서 먹고 작은 조각 케익 하나 나누어 먹는 정도 하곤 한다.
그건 좀 내 마음에 잘 차지 않는다. 그래도 그것보다는 살짝 좀 번잡스럽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내 생일 즈음이 되면 제일 먼저 생일 축하를 하는 것들은, 주로 쇼핑몰이다. 생일을 기념해서 5불짜리 할일 쿠폰 같은걸 보내온다.그 정도는 그래도 괜찮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생일은 축하하는 날이라기 보다는,
내가 감사하는 날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
나와 함께 자라준 형제 자매에 대한 감사,
나의 선생님들, 친구들에 대한 감사,
내가 여태껏 만나온 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내게 주어진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한 감사.

말하자면 ‘count your blessing’하는 날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오늘 내 생이라던가 그런거 아님 ㅋㅋ 그냥 생일에 대한 짧은 글을 쓴 것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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