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신을 믿는 기독교인들

예전에는, 믿는 교리에서 조금 다른 것이 있으면 나와 다른 기독교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 특별히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똑같이 강조하지 않는 다른 기독교인들을 불편해하곤 했다.

나는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핵심은 의외로 별로 넓지 않아서, 그 핵심을 서로 공유하고 동의한다면 작은 차이는 용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용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한국과 미국의 정치뉴스에 등장하는 어떤 종류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나와 같은 하나님을 믿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들의 교리가 나와 다르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행동이 그들의 교리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사랑, 은혜, 정직, 낮아짐, 섬김, 투명함 등등…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소중하게 생각해야할 개인윤리가 있다.
그런데 이들은 정치적 소신 때문에 자신의 보수적 신앙을 저버린 사람들이다.

정치뉴스에 나오는 그런 사람 뿐 만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열심히 하는’ 목사님이나 교회 지도자들 역시,
그들과 대화할때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신뢰하기 대단히 어렵다.
그저 잔머리를 굴리고, 속이고, 꼼수를 써가면서 결국 자기 배를 채우는 사람들…
그러면서 자신이 보수적인 신앙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나는 훌륭한 보수적 기독교인과 같은 하나님을 믿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도 역시 보수적 신학을 가진 기독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나와는 다른 신을 믿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