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us Update (3)

그리고 어쩌면 더 심각한 나의 문제는,
내가 하나님은 신뢰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선한 분이라는 건, 그래도 믿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예수님을 보내셨다는 것도 내 믿음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걸까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희미해져있었던 것 같다.

이게 뭐 딱 의심이 커졌다거나 그런 것이라기 보다는,
그저 그 하나님의 사랑이 내게 더 이상 personal하게 담겨있지 않았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건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데…
몇가지 내 삶의 정황과 지난 몇년간 내가 걸어왔던 일종의 transition때문에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우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아팠다. 그리고 아직도 아프다.
또, 그 아팠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기도 하다.
내 사랑하는 가족이 그렇게 아픈 경험을 하게된건, 내게도 영향이 컸다.
내가 조금 더 건강한 상태였다면 그때 하나님을 잘 바라보고, 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치료와 회복의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잘 바라볼 수 있었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그 속에서 나는,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던졌고,
내가 해야할 일들에 더 많이 집중했다.

나중에 더 이야기하겠지만 이건 내게 매우 해로운 생각의 방향이었다.

그리고 또한,
내가 성경을 읽어온 방식이 지나치게 ‘과학적 사고방식’으로의 접근이었다.
성경 텍스트를 학문적으로 읽으면서 분석하는 것을 즐겼고, 그것이 내게 당연히 유익이 많이 있었지만,
그 본문을 내게 주시는 본문으로 읽는 리듬은 언제 부터인가 많이 놓쳐왔던 것 같다.

그래서 성경은 내게 더 ‘객관적인 책’이 되었고,
하나님도 내게 조금 덜 개인적인 분이 되었던 것 같다.
이것도 역시 후에 조금 더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Thanksgiving 휴가중 blog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