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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plasma라는 것을 공부했다.
그리고 그건 주로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기술이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나는 내 박사 전공분야로부터 멀이 떨어진 분야를 하게 되었다.
plasma를 반도체 공정이나 기타 다른 여러 공정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긴 하지만, 실제 그 plasma와 고체의 표면 사이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반도체 공정이나 기타 여러가지 공정에서 다소 주먹구구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plasma를 나름 꽤 분석적으로 따져서 모델링하고 그 자세한 메커니즘을 밝히는 일을 박사과정 때 했었다.

그러나 그쪽으로 부터 벗어나온지 꽤 오래 되었고,
그 이후에 한동안 consumer electronics쪽에서 display나 기타 다른 부품들을 개발하고 만드는 일을 했었다. 그 이후에는 medical device쪽에서 여러가지를 개발하는 일을 해왔다.
그중 어떤 특정 분야는 아마도 세계에서 나 만큼 여러가지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자부할만큼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그런쪽으로 뭘 하는 job을 이곳 bay area에서 찾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다.

요즘 bay area는 AI로 완전 다 난리다.
지난 10년~15년정도 거의 software engineering의 광풍이 불었다면,
요즘은 너도 나도 다 AI를 이야기한다.

그런 와중에… 나처럼 hardware를 만드는 것을 하는 회사도 많지 않고,
또 그중 나 같은 특별한 skill set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하는 회사를 찾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또 내가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entry level의 엔지니어도 아니기 때문에 아무데가 가기도 쉽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layoff가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새로운 job을 찾는 일이 매우 막막하게 느껴졌었다.
불안하기도 했고,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그저 어떻게든 잘 되어서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잘 다닐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그러다 layoff를 맞았으니…
나는 몹시 불안했고, 이 모든 상황이 대단히 두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