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기의 기억

역대하 6~7장에 나오는 솔로몬의 성전 봉헌 기도와, 연이어지는 하나님의 임재 이야기는 참 스케일이 크다.
아마도 귀환 공동체가 그리는 모습을 솔로몬의 기도와 그 이후 하나님의 응답으로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본문이기도 하다. 이 본문을 붙들고 기도를 많이 하기도 했고)

솔로몬의 시대가 정말 유대민족의 황금기 였을까?
그렇다고 평가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백성들의 역사적 기억 속에서 솔로몬의 시대, 성전 봉헌의 장면은 다시 돌아갈 황금시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고, 어쩌면 그것이 이 백성들의 정체성에 매우 중요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 백성들이 수백년전 왕의 시대로 돌아갈수는 없다.
페르시아의 강력한 제국이 지배하는 상황 속에서, 솔로몬의 통일왕조는 현실적으로 돌아갈 지점이 되지 못한다. 세계질서와 여러 환경이 진화해왔고, 몇백년전의 상황이 지금 적용될수는 없다.

내게도 신앙의 황금기라는 것이 있었을까?
한때 나는, 내게도 그런 신앙의 황금기가 있었다고 생각했었다.
주로 내가 젊었던 20대였다. 나름 순수하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따르려 노력했던 시절.

그렇지만,
20대의 믿음은 더 이상 내게 relavant하지 않다.
그때 순수하게 가능했던 것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것을 그리워하면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기도 하지만,
그 20대의 믿음이 내게 다시 온전히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역대기는 유대인의 성경에서는 제일 뒤에 배치되어 있는 책이다.
유대인들은 그렇게 돌아갈 황금시대를 그렸던 것이었겠다.
그러나 그 황금시대는 다시 오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내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어쩌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황금시대에서 배울 것이 있기 하겠지만…
그 황금시대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거나 마냥 그것을 그리워하는 것으로는 내게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