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묵상을 하다보면…
혹시 고난주간을 맞이하여 금식이라도 하다보면…
토요일은 참 ‘힘이 빠지는’ 날이다.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는 것이 금요일에 이미 절정에 다다랐으나,
아직 예수의 영광스러운 부활에 대한 기쁨을 만끽하는데 이르지는 못한…
기도도 하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며 예수의 죽음과 고난을 묵상하여으나…
뭔가 이제는 힘도 빠졌고…
예수를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에 장사한 제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이제는… 그 Jesus movement가 끝났구나 하는 허탈감과 허망함, 그리고 그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에 둘러싸여있지 않았을까.
새벽까지 예수를 따라다니거나… (혹은 도망다니거나, 숨어 다니거나)…
그랬던 긴장이 좀 풀리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울다가… 떨다가… 그러다가 잠도 들고…
그러나,
내가 지금 느끼는 그 ‘힘빠짐’은 그 당시 제자들이 느꼈던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알기 때문이다.
예수의 죽음이 패배가 아니라는 것을.
예수께서 이미 승리하셔서… 부활하셨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