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A사에서 일하기로 결심하며 했던/하는 생각들 (11)

P사를 떠나기 몇주전,

솔로몬의 성전건축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본문이 아침 말씀 묵상 본문이었다.

영광스러운 성전을 봉헌하는 본문…

참 멋지고 감동적인 장면이다.

그런데,

그 성전을 짓기까지 준비하는 과정의 본문으…

아… 정말 지루했다!

재료는 뭘쓰고, 길이는 어떻게 하고, 배치는 어떻고… 무슨 재료는 어디에서 수입해오고…

아니, 왜 이리 과정이 길어?

그런데,

그 본문을 가만히 곱씹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생각해보니, 여기 성전을 짓는 이 작업은 engineering work이구나.

civil engineering 이라고 할 수 있을까.

허, 참… 

그 시대나 요즘이나 엔지니어가 하는 일은 아주 tedious한 노가다가 많군 그래.

그런데,

좀 더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의 정말 많은 일들이 그렇다.

무엇의 열매를 보는 일은 아주 짧은 순간이고, 그 과정은 매우 tedious하고 길다.

그 과정 속에서 master architect의 plan을 신뢰하고 따라가는 긴~ 여정 속에서 성실하고 신실함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은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은 금방 사람들이 변하는 것도 보고 가시적으로 내가 섬기는 그룹이 커가는 성과도 보니까 좋은데… 막상 내 직업에서 벌어지는 engineering work은 하나님나라와 관련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보여지지 않네. 에이, 당장 성과가 좀 더 보이는 일을 더 하자. 성과도 안보니까 재미도 없다…

말씀사역이 정말 진짜 ‘하나님의 일’ 인것 같잖다. 뽀대도 나고. 기도제목 내기도 좋고.

tedious한 일 속에서,

결과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과정을,

이 모든 plan의 기획자를 신뢰하고 가는 것을 더 많이 배워보고 싶다.

그게 marketplace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가져야할 중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3 thoughts on “내가 A사에서 일하기로 결심하며 했던/하는 생각들 (11)”

  1. 어제 맨하탄 프로젝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이전에 뉴멕시코 박물관 전시를 본 적 있지만 다시 봤죠.
    그 프로젝트에는 유명한 과학자들을 포함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중요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한지도 모르고,
    가족에게도 자신이 하는 일을 이야기해선 안되었대요.
    먼곳으로 여행도 못가고 편지주소도 출생신고도 PO BOX 주소였구요.
    전화도 도청당했대지요.

    프로젝트 자체는 엄청난 과학적 성과인데, 그 결과는 controversial 하지요.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의 고민이 상당했을거 같아요. ‘사건’ 이전에도, 또 이후에도.

    문득 A 사가 생각났어요.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보안을 유지하며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요.
    그 프로덕트야 뭐 A Bomb 에 비교하면 유익한 점이 더 많겠지만.

    스페이스셔틀같은 모양처럼 지어질 A 사 헤드쿼터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하나님의 성전을 직접적으로 짓는 일은 아닐지라도, 해적선이 되지 않길 기도합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해적선 비유를 활용!!! 🙂

    1. Good point!
      내일 이것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볼께.

      다만, 오늘의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종교적인 일들은 때로 단기간에 효과를 보고 누리고 가시적인 효과를 보고 누리는 것이 가능한데,
      일상의 일들은 그것보다 훨씬 오래 드러나지 않게 땀을 흘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리고 단기간에 효과를 본다는 이유 때문에 일상보다 종교를 추구하는 자세를 갖는 성향을 갖기 쉽다는 것.
      그러나 일상의 중요성은 종교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등을 이야기하고 싶었지.

    2. 남편이 위의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잘 전달되었어요. 저도 윗댓글 쓰고 남편글 포인트가 그게 아닌데 그래도 여기다가 쓰자 그럤거든요.

      한때 가족 중에도 안티-A 가 있기도 했고 (결국 convert 했지만)
      한국 목사님 누군가도 하나님께서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심판할거라고 농담했는데,
      과연 남편은 이 모든 걸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해요. 내일 틈나면 얘기해줘요. 블로그에서 얘기해 준다는 얘긴가? 무지 궁금함.
      가치 중립적이라는 한마디 결론 말구요. 제게는 A 와 계열사(?) Pixar 에서 만들어진 Wall E 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A 사 제품이 하나님의 큰 계획 속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무지 궁금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A 사 제품을 분명 애용합니다. 그리고 A 사 제품이 엉뚱한 이유로 기독교역사 속의 기타나 악기 같은 취급을 받지않길 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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