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독려가 기독교적일까?

선거는 그리스도인 국민으로서 행사해야할 소중한 권리이자 책무이다.

뭐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다.

대충 나와 비슷한 성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특별히 젊은 층의 투표율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승리에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독려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몇가지 생각이 있다.

첫째.

그렇게 열정적으로 해서 내가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정말 세상이 달라질까?

오히려 그 반작용/반동으로 다른 부작용을 가져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둘째.

현재 진보적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면, 그 후보가 당선되면 세상이 나아지고, 반대 후보가 당선되면 세상이 멸망할 것인냥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 물론 그 반대쪽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가스통 오도바이에 매달고 해병대 옷입고 인공기 불태우는 어르신들 같은 분들도 계시니까.. ㅋㅋ)

정말 ‘다른 후보’가 당선되면 세상이 무너지는 걸까?

하나님에 걸어야할 소망과 기대가… 정치로 옮겨가고 있는 위험성은 없을까?

세째,

그리스도인이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세상을 바꾸어 내는 일이,

the answer로 여겨지는 것이 합당한 접근일까?

물론 어떤 이들은 정치에 참여하는 역할을 받았을 수 있지만…

어떤 이들은 오히려 비정치화되는 역할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92년 대통령 선거에,

제발 삼당합당 세력이 정권을 잡는 일만은 없게 해달라고 울며 기도했던,

97년 대통령 선거에,

미국에서 학교도 안가고 대통령 선거 대표 실황을 인터넷으로 보았던,

2002년 대통령 선거에,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글을 쓰고, 글을 퍼나르고, 열정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했던…

그런 사람으로서,

이런 자세를 갖게된 것은 좀 새롭고 신기할수도 있겠다.

참고로, 나는,

지난 주말 투표를 했고…

적어도 한국 정치사회가 과거로 후퇴하지는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표를 던졌다. ^^

4 thoughts on “선거 독려가 기독교적일까?”

  1. 이번 선거는 과거 선거에 비해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더 많이 attach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박정희 vs. 노무현의 구도 때문인지, 어느 진영에 있는 지지자도 냉철하게 자기 비판을 하지 못한다고 해야 할까요. 후보의 무게감에서 차이는 있지만, 최소한 진보진영에서 김대중 vs. 백기완과 같은 논의가 문재인 vs. 이정희 구도에서 어느 정도 일어났어야 한다고 보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진보적인 젊은 복음주의자로 분류될 수 있을 만한 분들이 SNS를 활용하여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좋았지만, 그 중 일부는 본인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인격이나 생각을 자극적으로 넘겨짚는다든지, 또는 문 후보 이면에 있는 민주통합당의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구도에는 눈감아버리는 모습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뭐 이런 글 하나 논리정연하게 써내지 못하고 단지 투표만 하고 온 것을 보면, 전 확실히 소시민에 불과한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1. 젊은 복음주의자들의 정치적 편향은,
      저도 사실 좀 불편하던 차였습니다.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좀 지나치게 보여서 말이죠.

      젊은 복음주의자들에 대해 불편한점을 몇가지 정리해서 시리즈로 한번 써야지 마음만 먹고 있은지 벌써 6개월쯤 되었는데… 내년 초에는 한번 써봐야 겠습니다.

  2. 형의 question과 논점은 다르지만 결론적으로 투표 독려의 폭력성에 대한 성찰은 필요하다는 데에서 만나는 글 하나 링크. 링크글의 마지막 문장처럼 함부로 훈계하려 드는 건 무지한 태도일 수도.
    http://gyuhang.net/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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