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좀 된 이야기인데,
민우와 몇가지 이슈에 대해서 ‘토론’을 했었다.
첫번째는 성경과 진화론에 대해서.
이 이슈에 대해 민우의 입장은 꽤 단호하다.
성경이 진화론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
진화의 방법으로 창조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거부할 근거가 성경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두번째는 동성애에 대해서.
이것도 민우는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사실 민우 친구중에도 transgender도 있고, 동성애자도 있는 것 같다.
성경이 동성애를 정죄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 부분은 그 당시 문화에 한정시켜서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이 이슈에 대해서, 성경해석의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고,
민우는 좀 어려워하는 눈치였다.
시간이 되는대로 좀 더 대화를 나누어봐야겠다.
세번째는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서,
민우는 이것도 합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민우 말에 따르면, 민우 학년 아이들중에서도, 술이나 담배를 피는 아이들보다 마리화나를 하는 아이들이 더 많다고 한다.
워낙 많아서 사실상 이걸 현재대로 불법이라고 규정해도 도저히 control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그럴 바예는 차라리 합법화해서, 좀더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게 민우의 생각이다.
그리고 세금도 걷어서 그걸 가지고 마리화나 control에 사용할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사실 내 생각과 거의 일치한다. ^^
이제 민우도 16살이고,
여러가지 생각이 꽤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되는대로,
여러가지 다양한 생각에대해 더 토론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중학교에 댕기는 큰딸이, “아빠랑 social issues”를 가지고 debate하고 싶다고 자꾸 조르는데, 제가 자신이 없어 도망다니고 있는 형편입니다. -.-;
간디 이야기를 하면서, 종교, 크리스쳔, 선한일, 그리고 하나님의 뜻(신정론?)이런 이야기를 차에서 계속해서 묻고 해서 진땀 뺐구요. (제 설명이 (전통 한국장로)교회설명과 다르다면서 혼란스러워 하기도 하고요.)
엇그제는 또 아빠랑 동성애주제로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이야기를 하자고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와 계신데, 그분들이 동성애에 대해 불편하다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한편으론 참 감사하기도하고 (이 아이가 자신의 삶과 믿음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는구나, 아빠를 대화/토론 상대로 여겨주는구나), 또 한편으론 저도 확실한 답을 가지지 못하고 고민해 나가는 부분들을 질문해 들어오니까 당혹스럽기도합니다.
또 제가 느끼는 사회/교회 이슈는 나에게만 이슈가 아니라, 중학생 아이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이슈라는 것을 느낍니다. 교회가 일방적으로 정죄하거나 피할 것만아니라, 아이들의 언어로, 세상의 언어로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할 준비를 해야겠구나 라는 것을요.
교회를 오래다닌 청년들보다 오히려 사회의 문제에 새로이 눈을 뜨게 되는 중학생 아이들의 질문이 더 날카로운 것같다는 생각입니다. (살짝 제 자랑을 좀 하자면 저는 지금 중등부 보조교사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글 참 감사하고, 위 민우의 질문들에 대해서 한주제 한주제 좀 나눠주실 수 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ㅋㅋㅋ 또 숙제?? ㅋㅋ)
또 선배아빠로서 팁이 있으시면 좀…ㅋㅋ
아니…
저같이 단.무.지. 공돌이가, 교육학을 전공하신분 앞에서 감히 무슨 폼이라도 잡아보겠습니까요.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 이 어린아이같기만 애가, 이제 생각이 참 많이 컸구나… 그렇게 놀라긴 합니다.
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해야겠다는 부담이 들기도 하고요.
언급하신 이슈들에 대해서…
제가 뭐 따로 글을 쓸만큼 충분히 잘 알지를 못해서요…
나중에 좀 더 공부를 해서 자료와 생각이 정리되면 한번 도전해보겠습니다.
다만,
적어도 지금 현재의 생각을 여과없이 그냥 여기 썼다가… 그게 ‘어르신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저는 완전 엎드려 뻗쳐 해야할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