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짓 (2)

그렇게 그 회사에서 lay-off를 당하고나서,
나는 감사하게도 몇달 이내에 직장을 잡았지만,
그때 그렇게 어렵게 job을 잡았던 사람들은 여전히 job을 찾고 있다.
(참… 세상이 그렇다. 그렇게 어렵게 job을 잡았던 사람들 일수록 다시 지금도 또 그렇게 어려워하고 있다.)

나는 지금 이 회사에 들어와서,
그 사람들과 계속 연락해가면서…
계속해서 그 사람들 internal referral도 해주고,
혹시 내게 recruiter가 연락을 해오면 그 사람들에게 pass도 해주면서,
그 사람들 job을 찾게 해 주려고 많이 노력을 해 왔다.

그러던중,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매우 가깝게 연관이 있는 어떤 project의 그룹 리더를 뽑는 opening이 하나 났다.
나는 그렇게 job을 찾고 있는 예전 동료 한 사람에게 바로 연락을 했고, 그 사람 updated resume를 받아서 바로 internal referral을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phone interview까지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보던 우리 회사의 어떤 사람이…
“아니, 그건 네가 하겠다고 하면 좋을텐데… 그 자리는 여러가지로 visibility도 높고 욕심낼 만한 자리인데… 왜 그걸 그렇게 넘겨버리냐” 라며 내가 물어보았다.

음…
진짜 그러네. 이거 내가 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그쪽 hiring manager는 그거 잘 되었다! 라며 나보고 하라고 하겠네… 싶었다. 아니 그렇게 하면 내가 referral을 한 이 친구는…

아마 앞으로 며칠 이내에 내가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
혹시 내가 그걸 하겠다고 하고, 내 지금 빈 자리를 그 친구에게 넘길까? 아니… 그 친구는 지금 내 자리보다는 현재 있는 opening에 더 어울릴 만한 사람인데.

지금의 상황이,
예전에 내가 ‘좋은 자리’를 예전 직장동료에게 넘겨주었던 상황과 정말 비슷한 상황인건지…
그래서 그때와 같이 그렇게 후회할만한 결정을 또 해야하는 상황인건지…
많이 고민중이다.

뭐 어차피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로도 직장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고,
더 욕심내지 않으면서 옛 직장 동료가 일자리를 얻도록 도움도 줄 수 있는 것인데…

어떤 결정이 되었건 간에, 앞으로 며칠동안 상황을 좀 더 잘 관찰해보고,
또 다시 ‘후회할 만한 결정’을 잘 해보려고 고민중이다.

그렇게 자꾸만 내 우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나는 옮겨가며 새 우물을 파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생각이다.

2 thoughts on “후회할 짓 (2)”

  1.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졸개님의 ‘예전 동료’같은 경험을 종종 한 사람입니다.
    제 주위에 좋은 사람들 덕분에 분에 넘치는 복을 받고있는 사람…

    여러 분들께서 왜 저를 도와주셨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다 파놓은 우물을 공짜로 얻은 사람.

    그냥 그렇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분들께 또 그분 같은 분들께 마음 속 깊숙히 고개숙여 늘 감사드린다고.. 조금이라도 갚으며, 나누며 살고 싶다고…

    1. 사실 저도 그렇습죠.
      늘 주변의 많은 도움을 얻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주 가끔 한번씩 이런 것도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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