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12)

나는 기본적으로, 어떤 사람의 능력이 훈련을 통해 나아지기 매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건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어떤 사람에게 주어진 능력치라는게 정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훈련에 따라서 그 능력치가 약간 더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것이 가능하기는 해도, 그 능력치의 레빌이 달라지는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가령 내 능력치가 150이라고 하자.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노력을 하고 부지런히 skill을 익히면 그게 170정도가 될수도 있겠고, 그걸 게을리하면 70으로 떨어질수도 있겠다. 그래서 내 능력치가 대충 70~170 사이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거다. 교육이나 훈련에 따라서.
그런데 정말 어떤 경우에는 능력치가 200인 사람이 진짜 있다. 그런 사람은 팽팽 놀면 능력치가 내 최저치와 그리 다르지 않을 수 있다. 70~80 정도. 그렇지만 이런 사람이 완전 맘잡고 하면 250이 나와버린다.
내가 죽어라고 해서 170정도가 나오는데, 어떤 사람은 슬슬 놀고도 180정도가 나오고 진짜 맘잡고 하면 250이 나와버리니… 내겐 정말 넘사벽이 되는 것이다.

이런경우 나는 교육을 통해서 내 친구의 최대치를 넘어설 수 없다.
그냥 그렇게 ‘난놈’이 그냥 있는 거다.

천재와 범재 사이에만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건 아니다.
정말 좀 더 잘난놈과 좀 덜 잘난놈은 진짜 있다.

다음의 세 사람을 생각해보자.

A : 평균 능력치 100, 최저 50, 최고 130
B : 평균 능력치 130, 최저 60, 최고 150
C : 평균 능력치 200, 최저 80, 최고 300

그런데 가령… S대의 커트라인이 140 능력치일 수 있다.
그럼 B는 삑싸리내지 않고 노력하면 S대에 들어가고, C는 대충 놀아도 S대에 가고, A는 완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S대에 갈수 없다.

이때 A에게 과외를 엄청 시키고 엄마의 정보력을 완전 활용하고, 각종 봉사활동 일정 짜서 profile 관리하고… 이렇게 해서 겉보기 능력치는 145로 만들었다고 하자. 그러면 A는 S대에 들어갈 수 있게된다. (실제로 그렇게 대학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은 더 많고, 미국도 많다.)
나는 이런 사람은 정말 평생 불행해지게 된다고 본다.
평생 자기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하고, 열등감에 시달려야 하고, 자신의 능력치에 맞지않는 기대치를 가지게 되어서 끊임없은 과욕을 갖게 된다.

B는 열심히 적절하게 노력하면 정상적으로 S대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S대의 커트라인이 자신의 평균 능력치보다 약간 더 높다 하더라도 가서 지적자극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다. 그리고 노력하면 가서 평균 이상으로 performance를 낼수도 있다.

그러나 C는, S대는 노력하지 않아도 들어갈수 있고, 학교를 들어가서도 노력하지 않아도 ‘짱’이 되니까 이 사람의 발전을 위해서는 S대보다 능력치 커트라인이 더 높은 곳이 적합하겠다.

내가 여기서 사람의 ‘점수’를 수능점수, GPA, SAT 점수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능력치라고 한 것은, 그런 시험점수들이 정말 그 사람의 능력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ideal하게는 대학에서는 정말 그 사람의 시험 점수가 아니라 ‘능력치’를 제대로 평가해서 입학 여부를 결정해야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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