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벌어 먹고 살기 (2)

나는 교회에서 흔히 쓰는 ‘비전’이라는 말을 아주 싫어한다.
대부분 그 ‘비전’이라는 말이 자신의 욕망을 하나님의 뜻으로 덧입히고 싶을때 쓰여지기 때문이다.

가령, 나는 하나님 안에서 기독 정치가가 될 비전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거의 100%는 그냥 정치가가 되고 싶은 것이다. 잘나가는 정치가. 정치가가 되고자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꿈을 꾸는 것이 정죄받을 일도 당연히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비전’이라는 말로 포장하면서 마치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것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싫은 것이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게 새성전의 비전을 주셨습니다. 라고 목사가 이야기할때, 그것은 그냥 새로운 교회 건물을 짓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일 뿐이다. 하나님의 뜻은 무슨 개뿔.

나는 나를 포함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직장/직업에서의 욕망을 이런식으로 포장하기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비전, 뭐 그런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뭔가 의미있는 직장생활을 하고자 하는 욕심, 직업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은 바람 등등을…
직업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라거나,
직장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룬다… 라거나,
직업으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한다… 이런식으로 에둘러 표현하는 일이 대단히 흔하다.

아니 그냥…
나는 직장에서 승진하고 싶다.
나는 월급을 더 받는 직장에 가고 싶다.
이왕이면 사람들이 알아주는 회사 다녀보고 싶다.
이렇게 좀 딱 까놓고 얘기를 못하나.

그렇게 이야기하면 ‘세상적’이라고 욕을 먹을까봐?
그런 바람을 갖는 것은 영적이지 못해서?

이렇게 꼬여버린 그리스도인들의 생각과 언어구조 때문에,
자신의 야망과 하나님의 뜻이 구별 불가능하게 되어버리고,
혼합주의와 세속주의가 기독교 안에 더 강력하게 침투해 버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냥 좀 쉽게 생각해보자.
직장은 그것을 통해 돈 벌어서 그걸로 먹고 살기 위해 다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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