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A 후기, 2018 (19)

작년 가을에는 버지니아의 어느 학부생 모임의 수련회에 강사로 갔었고,
금년 봄에는 노스 캐롤라이나의 어느 대학원생/포스트닥 모임에 수련회 강사로 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모임 사람들을 엄청 많이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아, 물론 그 모임들은 모두 다 KOSTA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분들이 인도하는 모임들이다)

그리고 그 외에도 그 이전에 내가 강사로 갔던 다른 수련회에서 만났던 사람들도 그 후에 꾸준히 다시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에 ‘예전에 저희 교회 오셨을때 뵈었어요’라며 와서 아는척 하는 사람들도 또 만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생각을 해 보았다.
어떻게든 이렇게 비슷한 spirit을 공유하는 여러 모임들을 KOSTA 차원에서 더 support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이런 모임들을 효율적으로 묶고, 그렇게 함으로써 이 모임들이 서로 더 큰 힘을 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비슷한 spirit을 가진 모임들을 더 많이 찾아서 발굴하고, 그 그룹들을 함께 어떻게든 엮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아직 다 죽지는 않았다.

1942년 성서조선에 김교신 선생이 쓴 “조와”라는 글이 떠올랐다.

작년 늦은 가을 이래로 새로운 기도터가 생겼다. 층층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가느다란 폭포 밑에 작은 연못을 형성한 곳에 평탄한 반석 하나가 연못 속에서 솟아나 한 사람이 꿇어 앉아서 기도하기에는 하늘이 마련해 준 성전이다.

 

이 반석 위에서 때로는 가늘게 때로는 크게 기도하고 간구하고 찬송하다 보면, 전후좌우로 엉금엉금 기어오는 것은 연못 속에서 바위의 색깔에 적응하여 보호색을 이룬 개구리들이다. 산 속에 큰일이나 생겼다는 표정으로 새로 온 손님에게 접근하는 친구 개구리들. 때로는 5,6 마리, 때로는 7,8마리.

 

늦가을도 지나서 연못 위에 엷은 얼음이 붙기 시작하더니 개구리들의 움직임이 날로 날로 느려지다가, 나중에 두꺼운 얼음이 연못의 투명함을 가리운 후로는 기도와 찬송의 음파가 저들의 고막에 닿는지 안 닿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이렇게 소식이 막힌 지 무릇 수개월 남짓!

 

봄비 쏟아지던 날 새벽, 이 바위 틈의 얼음 덩어리도 드디어 풀리는 날이 왔다. 오래간만에 친구 개구리들의 안부를 살피고자 연못 속을 구부려 찾아보았더니 오호라, 개구리 시체 두세 마리가 연못 꼬리에 둥둥 떠다니고 있지 않은가!

 

짐작컨대 지난 겨울의 비상한 혹한에 연못의 적은 물이 밑바닥까지 얼어서 이 참사가 생긴 모양이다. 예년에는 얼지 않았던 데까지 얼어붙은 까닭인 듯. 얼어죽은 개구리의 시체를 모아 매장하여 주고 보니 연못 바닥에 아직 두어 마리가 기어 다닌다. 아, 전멸은 면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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