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
살다가 방이 너무 많이 지저분해지면,
그 방 청소를 대대적으로 한번 해서 깨끗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꺾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요즘 내 기도가 그렇다.

기도를 하다가 그 기도의 양과 무게가 너무 커져서,
기도 자체가 너무 어렵고 힘들다.

아침 시간에 쫓기듯 기도를 하게되어 기도시간을 자기 전으로 옮겨보았는데,
회사 일이 너무 늦게 끝나서 마치고 기도를 하려니 에너지가 너무 빠져서 밤에 기도를 하기가 어렵다.

2.
몇 달전, 나를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이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일종의 그런 확신(?)을 갖게된지는 꽤 되었고, 어느정도 익숙해 지기도 했었는데…
Become new 라는 youtube channel을 나는 거의 매일 듣는데, 거기서는 기도 요청이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매일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그때 나는 그 youtube channel에 이메일을 보냈다.
꽤 긴 이메일이었다. 지금 내 상황이 어떻고, 내 가족의 상황, 내가 가진 문제들, 내가 섬기는 일들에 대한 것 등등.
며칠 후, 그 쪽에서 꽤 긴 이메일이 왔다.
그 팀에서 함께 한 기도의 내용을 길게 적어서 보내주었다.
기본적으로 내가 요청한 기도의 내용을 다시 기도문 형태로 적어준 것이었는데, 그럼에도 참 감사했다.
그래도 전혀 모르는 사람인 나를 위해서 이렇게 기도해준다는 것이.
참 큰 힘이 되었고, 실제로 그때 요청했던 기도들이 응답되는 것도 일부 경험할 수 있었다.

3.
내 기도도 그렇게 누군가를 붙들어주는 것이 될 수 있을까?
내가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고도,
그 사람을 위한 기도가 정말 그 사람에게 힘이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뭔가 기도를 하고나서 그 사람에게 ‘당신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라고 이야기는건…
괜히 생색내는 것 같고, 내 기도 자체로 하나님의 신비한 힘이 그 사람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하는 인간의 말로 그 사람을 위로하는 것인 것 같아…
그냥 나는 의도적으로 기도하고 있다는 생색을 잘 내지 않으려 하고 있기도 하다.

4.
지난 시간 기도에 대해서 나름 어떤 ‘경험’을 한 것들도 있고,
일종의 신비체험도 있었고,
여러가지 형태의 기도모임에도 따라다녀보기도 했었는데…
여전히 기도는 내게 힘들다.
기도에 관한한 나는 계속 어린아이로 남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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