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us Update (6)

앞의 글에서 썼던 것 처럼,
나는 영적으로 많이 망가져 있었고,
내 정서적 상태가 건강하지 못했고,
많은 불안과 걱정의 상태에 있었다.

뭘 어떻게 풀어야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려가고 있긴 한데, 엔진 오일은 새고 있었고, 브레이크는 잘 듣지 않았고, 여러 전기장치 경고등이 들어왔고, 타이어에 펑크가 났고, 에어콘/히트가 고장났고, 비가 억수로 내리는데 와이퍼가 고장난데다, 연료가 간당간당 남아있는데 주유소까지는 아직 거리가 먼.. 그런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걸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무엇부터 손을 봐야 할까? 과연 고칠수는 있는 걸까?

그런 상황에서 막 layoff를 당하다보니 첫번째 드러난 나의 문제는,
내가 이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주 주일 교회 설교에서 딱 이런 말이 나왔다.
오스 기니스가 한 말이라고 하는데,
“We may be in the dark about what God is doing, but we are not in the dark about God”

나는 이게 잘 납득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분명히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해야하는지 하는 것에 대해 나는 지혜가 없었고, –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 무엇을 하시는지 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하나님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 같다.

“I was in the dark about what God is doing, and I was also in the dark about God”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 상태로 설교도 했고, 성경공부도 했고, 다른 지역에 가서 강의도 했고, 수련회 강사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의 길을 설명하며 상담도 했고, 그에 대한 전략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I was in the dark about God.

Status Update (5)

나는 plasma라는 것을 공부했다.
그리고 그건 주로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기술이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나는 내 박사 전공분야로부터 멀이 떨어진 분야를 하게 되었다.
plasma를 반도체 공정이나 기타 다른 여러 공정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긴 하지만, 실제 그 plasma와 고체의 표면 사이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반도체 공정이나 기타 여러가지 공정에서 다소 주먹구구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plasma를 나름 꽤 분석적으로 따져서 모델링하고 그 자세한 메커니즘을 밝히는 일을 박사과정 때 했었다.

그러나 그쪽으로 부터 벗어나온지 꽤 오래 되었고,
그 이후에 한동안 consumer electronics쪽에서 display나 기타 다른 부품들을 개발하고 만드는 일을 했었다. 그 이후에는 medical device쪽에서 여러가지를 개발하는 일을 해왔다.
그중 어떤 특정 분야는 아마도 세계에서 나 만큼 여러가지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자부할만큼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그런쪽으로 뭘 하는 job을 이곳 bay area에서 찾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다.

요즘 bay area는 AI로 완전 다 난리다.
지난 10년~15년정도 거의 software engineering의 광풍이 불었다면,
요즘은 너도 나도 다 AI를 이야기한다.

그런 와중에… 나처럼 hardware를 만드는 것을 하는 회사도 많지 않고,
또 그중 나 같은 특별한 skill set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하는 회사를 찾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또 내가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entry level의 엔지니어도 아니기 때문에 아무데가 가기도 쉽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layoff가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새로운 job을 찾는 일이 매우 막막하게 느껴졌었다.
불안하기도 했고,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그저 어떻게든 잘 되어서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잘 다닐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그러다 layoff를 맞았으니…
나는 몹시 불안했고, 이 모든 상황이 대단히 두려웠다.

Status Update (4)

늘 내게는 이런 저런 경로로 연락을 해서 조언을 구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몇년씩 연락없이 지나다가도 어려운 일이 생겼을때 내게 뜬금없이 연락해서 전화한번 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나는 그렇게 연락을 해오는 사람들에게 정말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서 도움이 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금년들어서, 특히 layoff 통보를 받기 즈음에, 유난히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비교적 어렵지 않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도대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할지 몰라 당황스럽거나 곤란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도무지 내가 해줄 수 있는 지혜의 말이 없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
이제 90세가 훌쩍 넘으셨으니 여러가지 건강 문제가 있으실 수 있겠지만,
그 아버지를 돌보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매우 힘든 상황이 되어있다.
한국의 가족들과 전화를 하고나면 나는 몇시간씩, 어떤때는 며칠씩 그 힘든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힘들어하곤 했다.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일종의 죄책감 그리고 여러가지 부담감들이 나를 짓눌러 정말 견디기 힘든 마음의 상태가 되곤 했다.

이곳 블로그에서 다 쓸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또 그렇게 마음을 무겁게 하고 힘들게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냥 마음이 몹시 힘들었다.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과 죄책감이 말로 다 할 수 없이 나를 짓눌렀다.
내가 했던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그냥 읖조리는 신음이었다. 고함을 치면서 기도를 할 기운조차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