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5)

은퇴를 하면 시간을 내어서 지역교회에 있는 사람들과 fellowship을 더 나누고 싶다.
너무 오랫동안, 교회는 내게 내가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교회 예배를 가는 것은 일하러 가는 것이었고, 교회 소그룹에 참석하는 것 역시 무언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이 늘 있었다.
나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기대도 그랬던 것 같고.

그렇지만 은퇴를 하면,
그냥 은퇴한 어떤 남자로서 나를 이해하는 사람들과 함께,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그분들로부터 조언도 듣고,
다른 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다른 분들의 care도 받고 싶다.

괜히 어디가서 새로 소그룹 만들어서 사람 모아서 내가 인도하겠다는 식의 짓거리는 웬만하면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리고 정말 웬만하면 교회에서 무슨 리더니 집사니 장로니 그런 것도 웬만하면 사양하고,
그냥 곁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디 살 수 있을지, 어디 살게 될지, 그 곳에 그런 교회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뭐 그런 바람이야 가져볼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