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 없으면 망가진다

며칠전,
A 선배님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나눈 이야기이다.

A 선배님과 내가 함께 많이 마음에 두고 걱정하는 B 선배님이 있다.
(B 선배님은 목사님이시다.)

우리가 왜 그 B 선배님이 그렇게 되셨는가 하는 것에 대한 여러가지 분석(?)을 하였는데,
A 선배님이 지적하신 문제는… B 선배님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B 선배님에게는 매우 가깝게 지내던, 같은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 C 선배님이 계셨다.
그런데 수년전 C 선배님이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셨다.

A 선배님 말씀으로는,
B 선배님이 “총기”를 본격적으로 잃어버리기 시작하신 시기와, C 선배님이 돌아가신 시기가 대충 일치한다는 것이다.

돌아오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내게는 누가 쓴소리를 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에게 쓴소리를 하고 있는가?


Comments

거울이 없으면 망가진다 — 9 Comments

  1. 내 짧은 생각으로는, 그래도 스스로 양식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 중에 남의 비판을 “안 듣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비판을 듣기만 하고 변하지는 않는 거지. 세례 요한을 곁에 두고 그의 비판을 즐겨 들었던 헤롯 대왕처럼 말이지. 사람들이 강렬한 네거티브 설교를 좋아하는 이유들 중의 하나도 어쩌면 역설적으로 그 설교를 삶에 담을 자신/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인지도.

    주변에 자신을 비판하고 채찍질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나쁜 일은 아니지만, 그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거울은 오히려 더 위험한 허수아비가 되어서 나를 썩게 만들지.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계속 그렇게 옆에서 제가 잘못된 길을 갈 때마다 저를 붙잡아 주세요.”라는 말 자체는 공허하고 misleading하지. “그래도 듣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느냐”는 항변을, 이제는 제발 듣는 것 이상을 해 주었으면 하는 사람들로부터 들을 때마다 얼마나 답답한지…

    • great point!
      전혀 “짧지” 않은 생각인데~

      다만,
      B 선배의 예를 들어보자면…
      B 선배 곁에는 이제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지.

      그리고
      또 한가지는…
      쓴소리를 잘 하는 것도 참 대단한 것인데,
      그것을 결국 그 사람의 integrity로부터 많이 나오는 것 같고.

      돌아가신 C 선배는,
      내게 integrity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분의 삶으로, 가르침으로 보여주신 분이신데…

      생각해보면,
      B 선배가 C 선배 같은 분이었기에 그 쓴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더라.

      어쨌든,
      I totally agree with you!

  2. 도련님이 얘기하는 “사람들 (in the last sentence)”이 누구인가 무척이나 궁금한데요? 앗.. 이 궁금함은 몬트리올댁 투비의 호기심과 흡사한데요?

    b 선배와 c 선배가 누구인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두 분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물론 c 선배의 integrity 가 play a role 을 하기도 했을 거고..
    남편 글에도 나오듯, “매우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다는것도 중요한 factor 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성적이고 인격적인 판단을 trust 하기도 했지만, 친밀한 사이로서의 신뢰가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우린 적이나 남이 아니다, 같은 배를 탄 동지다.” 그런 생각을 공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내 맘대로 해 봅니다. 같은 생활반경을 나누고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는 것도 중요한 factor 였겠죠. “날 아주 잘 아는 이가 해 주는 말이니, 듣자” 뭐 그런 생각.

    b 선배에겐, 특히 그 연세의 b 선배에겐,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낸다는게, b 선배에게 큰 영향을 줄 수있는 위치를 확보하는게 아닌가 하는 엉뚱한 결론까지 내리며… 하하하… 뭐, 아니면 말구요.

    그러고 보니까 전 b 선배에게 무슨 문제점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군요.
    그냥 지나가다, 형제들대화에 끼어 보고 싶어서 한 마디 씁니다. :):):)

  3. 저는 요즘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두려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육체가 약해지고 늙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일이고, 실상은 위에서 말한 B선배님과 진짜 빨갱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그러나 뉴라이트로 돌아섰던 선배분, 그리고 80년대 양심의 지식인이었던 ㅇ 대학의 교수였던 그러나 조갑제 이상의 보수로 돌아선 선배분, 그리고 그 외에도 변질 되어 가는 많은 우리시대 신앙의 선배들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점점 두렵습니다.

    연장선 상에서 그 원인에 대한 이 글에 동의를 합니다. 쓴소리 하는 신뢰할 만한 사람을 통한 거울의 중요성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개인적인 문제로 접근해서 해결하는 방법 외에 저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B 선배님이 사역하시는 환경과 만나는 분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변질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해 봅니다. 25년전쯤 사회가 혼란스러울때 젊은 혈기의 한 대학생이 그 B 선배께 왜 하필 이렇게 부르조아 계층이 있는 곳에서 사역을 시작했느냐는 질문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었습니다. 어찌보면 그 25년전의 질문이 핵심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약간 논리적 비약을 하면, 그래서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라고 하시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내가 지금 현재 가난하지 않다면 최소한 자기 자신을 가난한 사람들과 동일시 할 수 있는 삶일때 그렇게 변질되지 않고 순수함으로 달려갈 길을 다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처럼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 저에게는 특별히 이 말씀들이 점점 더 크고 심각하게 와 닿습니다.

    한국 교회 상황을 보면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그렇게 변질되는 목회자들이 나올까 우려스럽습니다. 이건 더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지금처럼 목회자들이 반대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제왕처럼 하나님처럼 섬김을 받는 구조속에서, 거기에 엄청난 돈과 힘을 가지고 있는 죄인인 인간 목회자들이 오히려 그렇게 변질되지 않는 것이 어찌보면 인간을 죄인으로 단정한 성경에 반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나 저나 저도 어느 단체의 최근 결정 상황에 대해서 쓴소리를 해야 될 상황인데 못하고 있고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중에 있습니다. 해 봤자 ohjin님이 말한 답답함을 더할 뿐일 가능성이 많고 돌이킬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에 더욱 고민 스럽습니다.

    • anonymous로 쓰셨는데도…
      누가 쓰셨는지 알겠네요. ^^ 어투나 생각의 흐름이나…
      (약 98%의 accuracy로 맞출 수 있을 것 같은..)

      형이 말씀하신 것 처럼,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에 저도 물론 깊이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저도 이제 40대로서,
      더 이상 비판만 하고 있을 나이가 아니므로…
      책임감있는 삶의 context를 보여줘야 하는데…

      우리는 나이들어가며 변하지 말자,
      우리는 순수함을 잃지 말자…

      이것이 그저 나약하고 나이브한 구호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가 이니셜로 모든 분들을 다 표현해서 썼는데도… 정확하게 누가 누군지 다 알아차리시는군요…
      이 글을 읽으시고 답글을 다시는 분들이.
      그리고 offline에서 이야기를 나눈 분들이.
      흠… 무섭다. ^^

    • 아하.. b 선배의 문제와 근본적인 문제가 뭔지 알겠네요. 바로 그런 문제들이었군요!

      그리고 anonymous 님이 누군지도 짐작이 대충 가는데, 민우아빠에게 “.. 이시지?” 라고 물어봐도 답을 안 해주네요. 🙂

  4. 오승,

    내가 anonymous라고 해서 올린 글은 너한테 알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미 유명해져서 백 명 가까이 넘는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네 블로그와 인터넷의 특성 때문에 혹시라도 너와 나를 잘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너무 쉽게 너나 내가 얘기하는 상대를 알까봐 그런 것이기에 네가 98% 확실히 안다고 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고 오히려 98%는 기대이하다.^^ 그리고 사실은 네가 내가 마지막 문장에 썼던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를 알아채 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우종학 교수로부터 간사모임에서 들었던 얘기를 전해서 들은 후부터 많은 생각을 했었고, 너와 통화를 하면서 몇 가지 사실을 확인을 하고난 후 틈이 있을 때 마다 생각해봐도 아무래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구나.

    일단 너와 황, 안, 강 간사님을 비롯한 코스타의 핵심되시는 분들이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고 그렇게 힘들게 결정한 사항을 외부인이 결과만을 보면서 얘기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래서 사실은 뒤늦게 이렇게 돌이킬 수 없는 ‘쓴소리’를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내 마음이 계속 불편하고 ‘쓴소리’를 얘기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으로 굳어지는 구나. 책임질 수 없는 위치에 있고 전체 상황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인의 한계로 훈수를 두는 것이니 그냥 지나쳐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아예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면 몰라도, 그리고 네가 ‘쓴소리’ 얘기를 마침 한 김에, 또 오진간사의 말도 이해가 되고 해서 고민하면서 답글을 올렸었고, 뒤이어 이렇게 어렵게 글을 쓴다.

    그 분에 대한 예의로 그 분과 그 주위 분들을 강사로 선정하는 문제는 안타깝지만 어떻게 할 수 없었을 것 같고 나로서도 그랬을 것 같다. 그런데 마음에 맞지 않는 몇 강사를 지칭하며 못오게 했다고 해서 그 낙점된 분들을 초청하지 않는 것은 내가 아무리 양보하려고 해도 이해를 못하겠다. 이 문제는 어떤 분을 강사로 해 달라는 부탁과는 분명히 차별이 되어야 될 문제라고 받아들여진다. 거기까지는 버틸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네 말대로 내년부터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고 이번 한번만은 눈 딱 감고 모든 것을 그 분이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는 생각에서 그리 했을 수는 있겠으나, 그래도 이번으로 완전 백기를 드는 것이 아니라면 또한 내년과 그 이후를 생각한다면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있었어야 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 마지노선을 강사선정에서 특정인들을 오지 못하게 하는 얘기까지 들어주는 것 정도는 따르지 않고 지켜 냈어야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강사선정 위원회가 있고 또 모든 강사들에게 2년 이상 참석하신 분들은 언제라도 코스타 강사로 오실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매년 공고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원칙을 다 내팽개치고 강사를 초청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겠다. 원칙을 강조하면서 그것만은 막을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물론 그 분들과 그 분이 원하는 몇 강사를 선정하는 것도 원칙과는 다른 것이지만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 잘 오시는 분들을 합당한 이유 없이 초청하지 않아서 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같은 원칙 위배이긴 하지만 훨씬 심각한 원칙 위배이자 그것은 그 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만 꾹 참고 견디어 본다고는 하지만, 만약 올해 초대받지 못한 분들이 내년에는 초대를 한다고 해도 안 올 가능성은 없나? 물론 모든 상황을 다 이해하고 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혹시 내년에 상황이 나아져서 정상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실은 원래 코스타가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강사들을 못 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면에서는 이 부분은 재고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코스타가 연합 운동이라면 다양한 사람들이 오는 것이 당연하고 권장되고 지금까지 그래왔는데, 한 분의 영향력으로 예기치 않은 강사 몇 분을 초대해야 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매년 꾸준히 오고 있으며 나름대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외부 압력으로 초청도 못 한다면 이는 스스로 무장해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사실 이 글을 보고 네가 얼마나 더 힘들어 할까 만약 네가 다른 분들게 이러한 생각을 전달한다면 그 분들도 함께 힘들거라는 생각 때문에 더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글을 쓰는 내 심정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이미 다 고려해서 내린 결정일 것 같고 쓸데 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부당함을 얘기하고 표현하는 ‘쓴소리’ 하는 사람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굳이 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내가 이런 이메일을 보냄으로 인해서, 입장 곤란한 코스타 집행부가 나 같이 연대하는 강사와 간사들이 보이코트 한다는 변명거리를 주면서 다시 한번 버티면서 그 방침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심정으로 이메일을 보낸다. 또한 초청하지 않은 한 분 한 분들에게 연락을 해서 올해에는 꼭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게 함으로써 코스타 집행부에 명분과 변명거리를 제공하면서라도 지킬 것을 지켜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좀 더 과격하게 젊은 강사들이 함께 보이코트 하겠다는 압력을 넣자는 운동을 해서라도 최소한의 것은 지켜내고 싶은 충동도 든다. 물론 생각과 충동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지만 말이다.

    하여튼 좀더 논리적으로 글을 쓰려고 그리고 수정도 하고 검토도 해 가면서 글을 쓰려고 아래 한글 파일로 시작을 했는데, 정리도 글도 전개가 잘 안되고 계속 횡설수설 하는것 같기도 하고 요점도 별로 없는데 괜히 변죽만 울린것 같기도 하다. 이해해라.

Leave a Reply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