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해서 갖는 기대

복음을 알기 전에, 나는 참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그냥 내 앞길 잘 열리도록 살아가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복음에 눈을 뜨고 나니… 

이 망가진 세상 속에서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고는 하나님의 공의를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대학교 1학년때, 소위 87 민주화 항쟁 이라는 것이 있었다. 한국에서 마침내 독재정권이 굴복하고 민주주의가 세워지는 역사적인 해였다. 그런데 그때 나는…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싶은데… 그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이 참 불편하게 느끼지기까지 했다. 비록 지방 단과대를 다녔지만 (^^) 그곳에서도 나름대로 시험 거부도 하고 뭐 그런거 했었는데…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제대로 치루고 싶은 욕심에 그렇게 하는 것이 참 꺼끄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후에 내게 복음을 받아들이고 나서 깊이 후회한 것 가운데 하나는,

내가 그때 세상을 보는 눈이 정말 형편없이 편협하고 이기적이었다는 것이었다.

하다못해 그때 역사의 현장에서 시위에 한번이라도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 참 부끄러웠다. 

지금도 나는 여러가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관심도 많고, 신문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하는 편이다. 나름대로 정치적 입장도 꽤 뚜렷한 편이고.

그런데, 

87년 시민항쟁으로 얻어진 기회를 독재자의 후계자에게 그냥 넘겨주는 한국 사회를 보면서,

92년 삼당합당이라는 반민주적인 (지금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야합을 통해서 다시 왜곡이 발생하고 기득권이 유지되는 것을 보면서,

97년 드디어 민주 세력이 정권을 잡았지만 그 정권이 결국 신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보면서,

2002년 큰 기대를 가지고 태어난 노무현 정권이 후반에 ‘실패한 정권’으로 사람들에게 여겨지고, 결국 2007년 이명박이라는 뽑지 말아야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한국 국민을 보면서…

소망과 좌절을 나름대로 참 많이 경험했다.

예전에는 92년 대통령 선거였던가… 그때는 정말 예배당 한 구석에서 소리를 꽤 높여가며 김영삼이 당선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던 기억도 난다. ㅎㅎ

그런데,

한편 아직도 나는 내 나름대로의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물론 내 신앙이라는 것과 깊이 연관되어 있긴 하지만…

더 이상 ‘정치적 변혁이 해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다소 나이브한 생각은 포기하게 된 것 같다.

그것은 내가, 한국 사회에서 청산 혹은 극복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박정희 공화당 – 민정당 – 신한국당 – 한나라당 – 새누리당에 어떤 소망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민주진영 혹은 진보진영에 대한 기대 수준을 현저하게 떨어뜨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나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내가 힘이 가능한대로, 필요한대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사람들을 지지하기는 하겠지만, 그들에게 궁극적 희망을 두게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 선거로 꽤 시끄러운 것 같다.

정말 제발… 청산되어야 할 사람들이 물러나게 되고, 뽑히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뱃지를 떼게 되는 일이 생기길 바라지만,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금년 후반의 대통령 선거에서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 없게되길 정말 바라지만… 

나는 그 대안 세력에 소망을 두기 보다는 그 모든 것을 통해서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지는 하나님의 손길에 더 주목을 해보고자 한다.

아마 그렇게 되면 정치에 대해서 갖는 기대도, 또 그것이 실패했을때 갖게되는 좌절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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