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13 새해 바람 (10)

어떤 이들은 이야기한다.

기독교 신앙은 doing의 문제가 아니라 being의 문제라고.

무엇을 행함에 앞서 어떤 사람이 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편 그런 이야기에 공감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 약간 생각을 달리한다.

나는 being이 doing에 앞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being과 doing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를 다른 것으로부터 떼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being은 doing을 강화시키고, doing은 being을 강화시키는 역할도 있다고 생각한다.

Having said that…

나는 복음에 사로잡힌 후, 초창기에 being의 영역에 거의 내 모든 관심을 기울이며 살았다. 그리고 doing은 그저 being의 부산물이라고 믿었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남들의 인정을 받는 것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늘 다른이의 인정을 위해 많은 것을 compromise할 준비가 되어 있다.

복음을 받아들인 후 나는, 그것이 내 뿌리깊은 죄성임을 인식했다. 그리고 그것과 정말 미친듯이 싸웠다.

가령, 어떤 노인이 힘들게 짐을 가지고 가는 것을 보면서, 그 노인을 돕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더라도, 그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 내가 그 노인을 돕는 것을 보며 나를 괜찮게 여길 것이다… 라는 인식을 하는 순간 나는 선행 자체를 포기했다. 왜냐하면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자하는 내 죄성과 싸우는 것이 선행보다 더 우선하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런식의 행동으로는 더 이상 내가 성숙해질 수 없음을 깨달았고,

어떤 의미에서… 다른 이들의 인정을 좀 받는 한이 있더라도 공동체와 타인의 필요에 따라 선행을 하는 쪽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더 지나면서…

나는 이제 내 being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책 doing에 몰두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진단을 해본다.

이제는 다른 이들의 인정을 받고자하는 내 의도를, 선행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료’로 활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Pendulum이 반대쪽으로 너무 가버린 것이다.

이제 다시 그 pendulum을 중심으로 좀 가지고 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 영혼을 돌보며, 내 죄성과 싸우고,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이제 내가… 사는 것은… 내 안의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라는 말씀을 많이 곱씹어야 할 것 같다.

3 thoughts on “나의 2013 새해 바람 (10)”

  1. 늘 좋은 글을 읽다보니 뭔가 조금이라도 contribution해야 겠다는 생각에 쓸데없는 질문을 드립니다… -.-;

    현재까지 10여가지를 나눠 주셨는데, 바람들 중에 우선순위가 있는 건가요? 혹은 다른 바람들에 파급효과가 있는 중심(핵심)적인 요소(바람)이 있을수도 있는 건가요? 아니면 10여가지가 똑같은 무게로 중요한 것들인가요?

    이런 무리하고 무식하고 그래서 무대뽀인 질문드리고 싶지 않은데..(일명 3무 question ㅋㅋ) ‘2013년 transition’의 방향을 간단히 정리하면 뭐라고 말씀하실수 있으세요? ㅋㅋ
    그냥 어쭙니다. -.-;

    1. ㅎㅎ 감사합니다. ^^
      음… 제 생각으로는요, 앞으로도 최소한 5-6개 정도는 더 쓰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각자 따로 있는 것들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현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자꾸 쓴이야기 또 쓰고… 뭐 그런 식으로 여기도 쓰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나중에 가서 이걸 좀 더 짧게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만, 아직은 저도 확실하지 않은 점이 많아서 잘 정리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 요즘 읽고 있는 책들 중, ‘묻고 답하다’가 있는데,
    거기서 강영안교수님께선 being .. “존재, 곧 ‘있음’이란 ‘이어짐’입니다.”이라고 하시네요. 그거 읽으면서 남편의 새해바람 이 생각나 씁니다. (난 “바램”이 더 좋은데 바른 맞춤법이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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