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에 빠지다?

예전에 누가복음과 마가복음은… 뭐 건성이지만 좀 공부해본 적이 있었는데,

마태복음과 요한복음은 차근차근 공부해본적이 없었다.

특히 나는 요한복음이 요즘은 많이 땡기는 모드여서, 요한복음이 그리고 있는 예수의 모습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강하던 차였다.

최근 교회에서,

주일에는 요한복음 강해가 계속되고 있고,

금요일 성경공부에는 마태복음이 계속되고 있는데…

허억… 이거 참 대박이다.

요한복음 설교는, 

아… 설교자와 그 설교를 듣는 청중을 인격적으로 알면서 설교를 듣는 다는것이 이런 장점이 있는 거구나… 하는 것을 깊이 경험하며 듣고 있는 중이고,

마태복음 성경공부는,

만일 내가 읽고 있는 방식대로 이 마태복음을 읽는 것이 맞는 것이라면,

지금 우리가 접하는 99%의 기독교는 다 가짜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강펀치가 담겨있다고 느껴진다.

이 정도를 가지고,

복음서에 빠져있다고 이야기하기엔 택도 없지만…

그래도 새해의 첫달을 복음서와 함께 지낼 수 있었던건 참 큰 blessing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새해 QT 본문도 마태복음…)

그러나 아직 잘 풀리지 않은 것들은,

– 내가 보기에, 요한복음의 기독교와 공관복음의 기독교는… 너무나도 많이 달라서, 과연 이것이 같은 종교를 다루는 이야기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인 것 같아 보인다. 과연 이것이 어떤 통합된 view로 제대로 통합될 수 있는 걸까. 논리적이고 학문적인 차원에서의 통합도 중요하고, 또한 내 자신 안에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되는 통합도 중요할 것이고…

– 소위 ‘교리’ 혹은 ‘조직신학’의 관점에서 복음서를 읽으면, 너무 복창 터지게 답답하게 느껴지는데, 그 ‘바운더리’에 얽매이지 않고(?) 복음서를 읽으면 이게 3D 영화와 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여전히 나를 붙들고 있는 중요한 기둥은 몇가지 ‘교리’인것 같다. 

도대체 조직신학의 적절한 role은 무엇일까? 

기독교는 교리의 종교인가, 그렇지 않으면 스토리의 종교인가?

– 예전에 프란시스 쉐퍼가, 성경의 권위에 대해 언급하면서, 성경의 오류를 조금이라도 인정하기 시작하면 slippery slope 이 되어, 결국 자유주의로 추락(?)하게 되고, 결국은 기독교의 본질은 버리게 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걸 알프스 산 꼭대기의 물 한방울이 약간의 차이에 따라 지중해로, 혹은 대서양으로 흘러가게 된다는 비유를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요즘 가만히 보면… 어떤 경우에는 자유주의자들이 오히려 기독교의 ‘심장’을 더 잘 지켜내고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가령, 보수주의자들은 부활의 역사성에 대해 강조하고 부활이 진짜 일어난 사건인가 하는 것에 모든 관심이 있는 반면, 자유주의자들이 오히려 부활의 의미에 대해 더 많은 고찰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가 좀 만족스럽지 못하다… 쩝.)

그런 의미에서,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복음서를 읽지 않고, 좀 더 ‘열린'(?) 시각으로 읽어내되, 그것이 교리를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내 신앙을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의 심장’을 제대로 느끼는 방식으로 나와 공동체의 신앙을 강화시키는 경험을 하고 싶은데… 여전히 나는 갈 길이 먼 것 같이 느껴진다.

– 그래서, 사실 우리 목사님과 교인들이 불편해할만한 질문들을 자꾸 던져보는 중이다. ^^

가령, 

예수님이 정말 동정녀에서 태어나야만 했던 걸까. 예수님이 동정녀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정말 기독교는 무너지나?

성경은 정말 삼위일체를 이야기하는 걸까? 삼위일체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수님이 신성을 가지셔야 하나? 그냥 인간으로서 메시아의 role을 하신 것이라면 성경 narrative에서 심각한 왜곡이 발생하는 걸까?

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주일학교식의 해답은 물론 있다. ^^

나도 뭐 그런 성경공부는 다 열심히 했고, 수 없이 인도도 해 보았고.

그런데… 3D로 읽어내는 복음서에서 만나는 예수께서 내게 하시는 말씀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 듣고 싶다고나 할까…

솔직히 내가,복음서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데…

그러나… 복음서에 좀 더 빠져보고 싶긴 하다. ㅎㅎ

4 thoughts on “복음서에 빠지다?”

  1. 맨로팍 ‘오’목사님을 언급하면서 설교자와 회중의 인격적 교감을 말씀하셨죠. 저도 아주 공감하며 설교자로서도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 성경공부를 하고오며 ‘목졸’님은 파트타임으로라도 신학교 과목을 들으면 어떨까 하는 얘기를 했다가 아내에게 타박을 들었습니다. 괜히 바쁜 분에게 바람넣지 말고 가정에 분란일으키지 말라고요.. ㅎㅎ 저는 다른 뜻이 아니라 그냥 배움이 목적이었는데 말이죠.

    M.Div만 있는 목사가 따라가려니 힘이 듭니다. ㅋㅋ 농담이구요, 좋은 자극이 됩니다. 기독교인들의 용어의 게토화에서부터 생각, 사고의 게토화까지 자꾸 깨뜨려주는 질문을 던져주셔서 고마워요. 어차피 조직신학보다는 성경신학의 관점에서 읽어야 복음서간의 차이와 의미, 기여를 좀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요? 내일 뵈요.

    1. 저 같은 사람 신학교에서 공부하는게 뭐 좋을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대신 목사님이 잘 가르쳐주시면 되잖아요. ㅋㅋ
      가끔 저랑 밥도 먹어주시고, 커피도 먹어 주시고…

  2. 저와 같은 질문들을 갖고 있는 분이 계시다니 반갑네요 ㅎㅎ
    위에 포스팅하신 시간에 대한 해석도 ‘하나님 나라’ 개념에 도움이 되구요.
    여기 가끔 들어와 보는데 뭔가 위로(?)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1. 애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디 계신 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비슷한 생각이 있으시면 함께 좀 많이 얘기해보면 좋은데 말입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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