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2:63-71
성경의 어떤 부분은, 깊이 많은 생각을 하도록 나를 이끌지만,
성경의 어떤 부분은, 마음이 불타도록 만들기도 한다.
또 같은 본문이라도,
어떤 때에는 그 본문을 읽으며 많은 신학적 사색을 하게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가슴에 불을 지른것 같이 느끼기도 한다.
성경가운데,
요한계시록은, 거의 언제 읽어도 내 심장 박동이 빨라지게 만드는 본문 가운데 하나이다.
고난 중에서 그 요한계시록을 받아들었을 초대교회 성도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상황 속에서, 보좌에 계신 어린양을 찬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것을 생각하며,
온 세상 가득한 주님의 영광을 상상하며…
눈이 촉촉해져 벅찬 가슴을 나도 모르게 움켜잡게 된다.
누가복음의 이 본문을 읽으면서는,
하도 복창이 터지고 마음이 무거워져서,
나는 요한계시록의 몇군데를 읽었다.
마음이 무거워서 계속해서 주님의 고난 기사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한동안 요한계시록을 읽고나서,
다시 돌아와 이 본문을 읽었다.
주님에 대한 웅장한 찬양이 담겨있는 계시록과,
그 찬양이 대상이신 주님께서 이토록 힘없이 모욕당하시는 이 본문 사이에,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는 간극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간극은,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불타는 사랑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무 저항도 없이,
그 십자가를 향해 각오하고 걸어가시는 주님…
그 본문을… 숨을 고르며 숨을 참아가며 숨을 거칠게 쉬어가며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