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해고 당하다

technician들은 대개 engineer들과는 달리 ‘임시직’으로 고용한다.
그렇게 고용해서 한동안 써 보다가 괜찮다 싶으면 그중 일부만 ‘정규직’으로 바꾸어준다.
engineer들이 대개는 ‘고 연봉’을 누리는 반면, technician들은 그것보다 많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우리 팀에 technician이 한 사람 있었다. (이름을 D라고 하자)
베트남에서 이민 온 사람인데, 나이는 30대 후반정도.
꽤 성실하게 일해왔던 사람이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계속해서 비정규적 technician으로 일하고 있었고,
두주 전에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었다.
이 친구는 아주 많이 좋아했다.
드디어 여러가지 benefit들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내 manager로부터 점심 시간에 급한 text message를 받았다.

“D가 background screening에 fail 했다. 오늘 오후 3:45분에 이 친구는 fire당하게 된다. 당장 D를 만나서 지금까지 그 친구가 해왔던 기록들, 여러가지 part의 inventory들을 다 수집해라. 그리고 특별히 무슨 process에 특이사항이 있는지도 알아놓아라. 단, D를 포함해서 누구에게도 이 친구가 3:45pm에 fire된다는 사실을 말하면 안된다.”

나는 많이 충격을 받았지만,
일단 해야하는 일은 해야하겠기에 급하게 실험실로 달려갔다.

D가 최근에는 주로 나로부터 여려가지 instruction을 받고 일을 해왔기 때문에,
내가 이런 저런 사항을 물어보고 자료를 모으는데 크게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 친구는 월요일에는 이런 걸 좀 더 시도해 보아야하겠다…
새로 이런 것들을 더 order해야하겠다….
뭐 그런 여러가지 plan들을 자꾸만 이야기했다.

나는 뭐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워서,
그래… 그런데 일단 주말엔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잘 쉬어라…
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러곤 어깨를 두드리며 See you…. 라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 후에 정말 이 친구는 3:45pm부로 fire 되었다.
나는 그렇게 어깨를 두드리고 see you 라는 인사를 나눈 이후로 이 친구를 다시 보지 못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잘 들어보니,
이 친구가 resume에 거짓말을 좀 한 모양이다.
background check을 했는데 그게 다르다는 것이 걸려서 바로 fire당한 것이었다.

아마 많이 무겁고 어려운 한주를 시작하고 있을 D가,
마음의 안정을 좀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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