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geeky한 생각 (7)

성경에서 시간을 기술하는 방법은 물리적 시간 (크로노스)을 따르기 보다는 사건적 시간 (카이로스)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크로노스적 시간 개념으로는 내가 아침 8시에 아침 식사를 하고, 오후 1시에 점심 식사, 저녁 7시에 저녁 식사를 한다…는 식으로 내 하루를 기술할 수 있다.
그렇지만 카이로스적 시간 개념으로는 내가 일어나서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는다…는 식으로 하루를 기술한다.

크노로스적 시간 개념을 사용할 경우, 내가 오후 1시에 점심을 먹는 것과 오후 2시에 점심을 먹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사건중심적 카이로스 시간 개념을 사용할 경우, 내가 오후 1시에 점심을 먹건, 오후 4시에 점심을 먹건 간에… 아침 식사를 한 이후에 바로 다음의 event는 그냥 점심 식사이다.

이런 식으로 예수님을 재림을 생각하면 더 이해가 잘 된다.
주님께서 마치 바로 재림을 하실 것 같이 말씀하신 것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안오고 계신다.
아니 주님께서 우리 바람 맞히시는 건가.

이게 크로노스적 시간으로 보면 그렇게 보인다. 2000년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안오시니 말이다.
그런데, 카이로스적 시간으로 보면 다르다.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주님의 부활-승천 이후에 바로 다음에 나타나는 event는 재림인 것이다.
그러니… 계시록의 마지막에 나오는 것 처럼, ‘내가 속히 가리라’ 하시는 것이 말이 된다.

마치 아침을 새벽 4시에 먹고, 점심을 오후 5시에 먹으면…
크로노스적 시간 개념으로는 새벽 4시는 밤참인 것 같고, 오후 5시는 이른 저녁 식사인 것 같아 보이지만,
카이로스적 시간 개념으로는 새벽 4시 아침 식사 이후에 다음 event가 그냥 오후 5시인 것이다.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시간을 따라 살아가는 속에서,
물리적 시간에 bound되어있는 인간이 보기에는 A(t1)다음에 A(t2)가 오고 그 다음에 A(t3)가 오는 식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설명도 그렇게 해야만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심지어는 과거-현재-미래의 관점 조차도 가변적일수 있고 상대적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로노스적 시간 개념만이 정확한 기술인 것도 아니고, 오히려 크로노스적 시간 개념으로는 잘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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