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믿고 가장 많이 후회했던 것

나는 87년 6월 항쟁이 있었을때 대학 1학년이었다.
87년 6월은 정말 대단했다.
나는 비롯 ‘지방 단과대’에 다니고 있었지만, 대전역 같은 곳도 민주화의 열기가 넘쳤었다.

그렇지만 나는 1학년때 시위같은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마 제일 큰 이유는 겁이 많아서 였던 것 같고,
그렇게 나를 투신할만큼 가치있는 것임을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89년에 복음을 받아들이고나서,
내가 가장 크게 후회했던 것은 그 격동의 시기에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진리와 정의에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못하고 그저 ‘나’만을 생각했던 내 모습이 말로 다할 수 없이 부끄러웠었다.

복음으로 눈이 떠지고 나서야 비로소 정의, 인권, 민주, 자유, 평등 과 같은 것을에 함께 눈이 떠졌었다.

하나님께서 온 세상의 주인이시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비로소,
그 세상이 망가져 있다는 것이 큰 아픔으로 마음에 다가왔었다.

…..

2016년,
지금 내가 믿고 살아가고 있는 이 기독교가,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런 자극과 도전을 주고 있을까?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건강한 보수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정의와 인권과 같은 개념을 그냥 도외시하는 기독교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말로 다할 수 없이 힘들고 괴롭다.

시대정신에 저항하고, 그것에 맞서 싸우면서,
그렇기 때문에 치열하게 기도하고,
정의를 위해 금식하고…
정말 그런 일들이 이제는 유물이 되어버린 것 같다.
기독교가 그저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도구로 전락해버려…

내가 대학생이었던 때로부터 이제는 거의 30년이 지났으므로,
그때의 상황이 지금에 바로 적용되기는 쉽지 않을 터이다.

그러나,
세상을 뒤집는 가치인 복음이,
민중의 아편으로 전락해버린 이 현실은 어쩌면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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