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ership, 책임, 영적 리더십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Start-up company이다.
아… 물론… 진짜 start-up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이런얘기하면 뭐라고 하겠지만…
사실 start-up인건 맞다. 다만 자금이 아주 빵빵할 뿐이다.

나는 지금 다니는 직장을 빼면 사실상 start-up company 경험을 두번 했었다.
한번은 진짜 start-up을 해보려다 제대로 시작도 못했었고, 한번은 acquired start-up에 들어가서 역시 해보려다 잘 안되었었다.

내가 start-up company를 다니면서 경험했던 가장 귀한 경험은 ‘무거운 책임’이라는 경험이었다.

내게 주어진 job은 주어진 만큼의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많은 경우 그저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일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이 다 내게 있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내가 독일에서 중요한 production을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 것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그 원 재료는 일본에서 가야한다.
또한 독일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logistical한 일들이 있다.
하다못해 독일에서 그 장비를 돌리는 operator가 누구인가 하는 것까지 자세히 알아서 다 점검을 해야했다.
그러다가… 만일, 갑자기 일본에서 보낸 원 재료가 독일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서 독일에서의 production이 delay된다면?
아니면 독일의 장비 operator가 갑자기 사고가 나서 한주동안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면?

그럴때 나는 다음과 같이 보고 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다 잘 했는데, Fedex가 handle을 잘 못 하는 바람에 delay가 되었습니다.”

그럴때 나는 이렇게 보고해야 한다.
“제 책임 아래 있는 일인데, logistical issue 때문에 delay가 되었습니다. Fedex shipping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Fedex shipping을 포함해서 모든 것이 내 문제이고, 내 책임이기 때문에 내가 연관된 모든 일의 책임은 모두 내게 있는 것이었다.
내가 하는 일은 독일에서 production을 돌리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든 독일에서 제 시간에 production이 나오도록 하는 모든 과정을 다 총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start-up 이라는 걸 겪어보면,
당연히 빵꾸도 많이 생기고,
어떤땐 빵꾸가 생길게 빤히 보이는데도 도저히 그걸 채워낼 역량(돈, 인력, 체력, 시간)등등이 부족해서 그냥 밀어붙이는 경우도 있고,
어떤땐 이대로 가면 분명히 안될걸 아는데도 일을 진행하면서 어떻게든 그 시간내에 빈 구멍을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진행을 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누구 표현에 따르면,
낭떠러지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면서 어떻게든 벼랑에 다리가 놓여지길 바라며 가야 한다.

어떤땐 그 내가 죽어라고 달리면서 멀리서 나무와 돌을 던져가면서 벼랑에 다리를 놓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말도 안된다…)
어떤땐 어떻게든 누군가가 다리를 만들어주기를 바라며 그냥 뛰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ownership 이라는 것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무거운 일이다.
ownership을 가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문제의 책임을 돌리지 않고, 자신이 그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 책임이 불합리하거나 억울한 것이라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책임을 지는 일이 반복되면,
진심으로 ownership이 생기게 된다.

나는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ownership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리더십 아래 있는 일들은 그저 모두 내 책임인 것이다. 그래서 비난도 내가 받고, 고생도 내가 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이 억울하고, 많이 서럽고, 많이 외롭고.

때로는 그런 리더십을 가지면서,
하나님 앞에 서는 것 말고는 그 누구와도 마음의 고통을 털어놓을 수 없는 일들이 있게 되는 것이다.

정말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아는 리더를 만나는 일은 참 행복한 일이다.
그 책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도외시하는 리더를 만나는 일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리더가 되는 일은 행복하지 않다.
많이 외롭고 서럽고 고통스럽지만 하나님과 대면하는 joy가 있다.

요 며칠 회사에서 무쟈게 일에 치이면서,
이런 생각들을 해 보았다.

2 thoughts on “Ownership, 책임, 영적 리더십”

  1. 요즘 올리시는 글들에 참 많이 공감이 갑니다. 저는 자금이 빵빵하기는 커녕 하루하루 생사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상황에 있다보니 일의 규모나 범위가 훨씬 작고, 그에 따른 책임감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겠지만 기본적인 상황은 비슷하네요.
    Start-up의 또다른 힘든점은 본인도 그렇지만 가족들까지도 어쩔수 없이 겪게되는 안정감의 결여와 지속적인 불안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에도 몇번씩 이걸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출근길에 다음 직장은 ‘주어진 일’만 하는 큰 회사면 정말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왔는데 올리신 글을 보고 간만에 리플 달아봅니다…^^

    1. 신 박사님의 상황에 비하면 정말 저는 start-up company가 아니지요.
      start-up에 있을때의 그 느낌, 정말 완전 팍팍 저도 느껴지는듯 합니다.
      그런데요…
      그런 경험들을 좀 해서 그런지, 이제 정말 ‘주어진 일’만 하는 일은 오히려 하기가 좀 어렵더라구요.
      주어진 일을 넘어서서 자꾸 오지랖 넓게 ownership을 가지고 일하는게 정말 몸에 배어버린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그리고 그렇게 된것에 저는 나름대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 박사님 상황이 어떻게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그 속에서 맺히시는 열매가 있으실겁니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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