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후기 (4)

이번에 다니면서,
회사 하나가 이 조건을 거부하고 버텼다.

그 회사의 기술도 꽤 괜찮고, 거기서 받은 sample도 꽤 괜찮은데..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에 대한 지적소유권(IP: Intellectual Property)는 자신들이 소유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걸로 나는 그 회사랑 무지 싸웠다. -.-;
너희는 이 업계에서 다른 사람들이 다 받아들이는 그걸 왜 못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거냐, 지금 우리가 너희 말고도 다른 회사랑 이야기하고 있는걸 모르냐. 이렇게 하면 너희 회사는 불리한거다….

결국 이 회사는 자기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에이씨, 이놈의 회사 안되겠구만…

그런데…
사실 엄밀하게 생각하면 그 회사의 입장도 사실 꽤 reasonable한 것 아닌가.
자기 회사에서 물건을 만들면서 새로 알게된 지식은 자기들의 소유로 하겠다는 것인데.

다만 그게 이 업계에서 통상 이루어지는 계약조건과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삐걱거리는 것 아닌가.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보면 그쪽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주장할만 하지 않은가.
어쩌면 그 작은 회사는, 업계의 불평등한 갑-을관계를 이런 식으로 맞닥드려 저항해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마도 결국 이 회사는 이렇게 버티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계약을 맺지 않게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회사들이 다 불평등한 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데… 우리 회사 입장에서 일부러 상대방에 더 유리한 조건을 선택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내가 마치 불평등한 갑질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자괴감이랄까 그런게 내겐 계속 남아 있다…

2 thoughts on “출장 후기 (4)”

  1. 공동소유하는 경우는 잘 없나요? 모든 제작 방법/기술들을 원청기업에 알려주되 미래에는 그걸 원청과 하청기업이 다 쓸수있는?

    1. 그런 경우는….
      적어도 저는 못봤습니다.
      사실 이게 또… 어떤 물건을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 그 원래 design하고도 연관이 깊게 있기 때문에…

      디자인은 원청기업이 갖고, 프로세스는 하청기업이 갖는다…
      이렇게 딱 나누기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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