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진짜로? (7)

그런데,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흐름에 있어 우려스러운 것은 불합리한 수익배분의 구조이다.

한국에서 원청과 하청업체의 문제 이야기를 많이 하고,
한국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원의 소득 격차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가령, 실리콘밸리의 어떤 회사에서 어떤 전자기기를 만든다고 하자.
그러면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이 디자인을 하고, prototyping을 해서 어느정도 입증이 되면,
아시아등의 나라 회사에 ‘하청’을 준다.

그런데 이때 실리콘밸리의 회사는 30%의 이익률을 내면서 하청업체들에게는 0~5%의 이익률정도를 갖도록 한다.
그러면 당연히 원청업체는 점점 더 돈이 많아지고 하청업체는 점점더 절박해지게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원청업체에서 하청업체의 모든 것을 다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소위 BOM (Bill of Material) 이라고 하는데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로부터 받는 물건의 가격을 정할때 BOM을 기준으로 정한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의자를 만드는 원청회사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그 회사에게 못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원청회사는 하청업체가 어떤 회사로부터 철 원재료를 어떤 가격에 사 오는지, 하청업체에서 그 철 원재료로부터 못을 만드는데 어떤 공정을 사용하는지, 거기에 들어가는 다른 첨가물이나 화학물질들은 무엇인지, 그것들은 어디에서 얼마에 사 오는지 하는걸 다 안다.
그래서 원청업체는 그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하청업체에게… 너 그거 만드는데 다 해서 10센트 들지? 내가 너 3% 이익율 보장해줄께. 나에게 10.3 센트에 공급해.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는거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원청업체에 비해서 하청업체가 월등하게 더 많기 때문이다.

나처럼 원청업체에서 하청업체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무지하게 연락들이 온다.
전 세계에서 여러 경로로 연락을 해온다.
그래서 나는 내 전화번호를 명함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걸 공개해놓으면 도저히 내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thoughts on “4차 산업혁명, 진짜로? (7)”

  1. 그분들이 여기 블로그는 모르나봐요. 여기다 글남기면 바로바로 답글주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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