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7)

한국에서 내가 술을 그렇게도 적극적으로 거부했던 것이 과연 옳은 신학적 관점에 근거한 것이었을까?
아마도 아닌 것 같다.
술 마시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는 것은, 적어도 지금 내가 생각하기엔, 지나쳤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중요한 것들을 배웠다.

그것은,
내가 세상의 사람들과는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야말로 완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세상의 사람들과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거부하고 거슬러야 할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20대 어린 그리스도인이었던 내게 술을 거부하는 일을 했던 것은 세상에 대항해서 사는 counter cultural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 이후에도 평생 세상을 살아가는 내 기본적인 자세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

나는 교회에서 술 마시는 것을 금할때,
그건 큰 문제가 아니야.. 하며 cool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 멋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비본질적인 술 문제로 교회에 환멸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cool하게 술을 마시는 젊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내가 가끔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

그래, 술을 그렇게 cool하게 마시는 거 좋은데…
그래서 지금 네가 거부하고 있는 세상의 문화, 시대정신은 무엇이냐?

네 불이익을 감수해가며,
왕따가 될 것을 감수해가며,
비웃음을 사고, 조롱을 받고, 대단히 불편한 것을 감당해가며…
그렇게 거부하고 있는 것이 정말 네게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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