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언에게 갑자기, 너 한번 웃겨봐 라고 하는게 제일 짜증난다고 한다.
가수에게 갑자기 노래한번 불러봐라고 하면? 음… 그건 좀 덜 짜증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좀 무례한 것일수는 있겠다.
목사님에게 갑자기 설교해봐~ 라고 하면… 음… 그건 목사님에 따라 다를지도?
나는 한국에서 대학교 1학년때 입영훈련, 2학년때 전방입소 훈련을 했던 마지막 세대이다.
2학년 전방입소때에는 정말 전방에 있는 부대에 가서 한주동안 지내게 되는데,
어느날 밤에 작은 콩크리트로 만들어진 초소 비슷한 곳에서 보초를 서는데, 내가 어떤 학교 학생이라는걸 알던 그 사람은 내게 갑자기 내 IQ가 얼마냐고 물었다.
나는 내가 얼마라고 대답을 했고, 그 사람은 깜짝 놀라면서 그러면 책 보면 보는대로 다 외워지고 그러냐고…. 숫자 100개 불러주면 그거 다 외울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음… 그런거 못한다고 하니 그 사람이 몹시 실망한 표정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만일,
다소 무례한 천사 한분이 내게 와서,
“오승아 너 이거 한번 해봐” 라고 한다면…
내게 그렇게 요구할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보라던가,
노래를 불러보라던가,
무거운 것을 들어보라던가…
정말… 정말….
‘너 깊게 사랑하는 모습을 내게 보여줘봐” 라고 이야기할만한 그런 사람이 되면 참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