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오늘,
우리 동네도 밤에는 거의 섭씨 영도에 가깝게 떨어진다고 한다.
일기예보 상으로는 섭씨 2도정도 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freeze warning이 전화기에서 떠서 나온다.
2.
우리집에서 밤에 잘때 집안 온도를 대충 65도 (섭씨 18도)정도로 맞추어 놓고 잔다.
그러면 꽤 쌀쌀하다.
아침에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벗으면 한기가 확~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그리고 이 동네 많은 집들이 그렇지만) 벽과 창문등에 단열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밖이 추울때 집 안에 있으면 그 추운 기운이 벽을 뚫고 다 들어오기도 한다.
3.
그런데, 보스턴에서 살때 물론 겨울에 훨씬 더 춥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추위가 그렇게 고통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그러려니 했고,
그 동네는 집에 단열이 그래도 잘 되어 있어서,
히팅을 켜면 집이 꽤 따뜻했다.
사람들이 겨울이면 살짝 덥다고 느껴질만큼 실내를 따뜻하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고.
그래서 밤에 오히려 더 따뜻하게 잘때가 많았다.
4.
예전에 한국에서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70년대는 여전히 한국이 가난했었고,
교실 중간에 있는 조개탄 난로를 웬만해선 때지 않았다.
나는 키가 큰 편이어서 늘 뒤쪽에 앉았는데 그 조개탄 난로를 때더라도 나 있는 곳까지는 그렇게 별로 따뜻해지지 않기도 했다.
그때 난로를 때는 기준은 낮 최고 기온이 영하 5도 아래도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러니 돌이켜보면 그땐 정말 한국이 더 추웠던 거다.
지금처럼 따뜻한 겨울옷들이 많이 나오지도 않았을 때이고,
나는 겨울이면 때가 꼬질꼬질한 내복을 입었던 기억도 난다.
물론 어려서 까불며 놀던때이니,
춥더라도 애들하고 뛰어놀고 하면 열이 좀 나서 그런 것일수도 있었겠지만,
그 추위 속에서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나름 잘 지냈다.
내가 추위를 좀 덜타는 체질이어서 그랬었겠지만.
5.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는 이곳 캘리포니아서,
영상의 기온을 별로 맛보지 못하는 보스턴이나 예전 한국의 한겨울보더 더 추위를 경험하기도 한다.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하겠지만,
뭐 추운건 추운거지.
6.
어떤 이들에게는 겨울이 더 춥다.
어떤 이들에게는 같은 환경이라도 더 고통스러울수도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삶이 더 힘들다.
어떤 이들에게는 세상이 지우는 무게가 더 무겁다.
7.
하나님이 은혜의 하나님이라는 것이 한편 감사하지만,
하나님의 그 은혜가 더 많은 이들에게 따뜻했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