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내가 회사에서 하는 많은 일들은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게 된다.
사실 어떤 일이 하루 delay가 되면 그건 그냥 시간이 조금 늦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회비용을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고, 현실적으로는 하루만큼의 팀 전체 임금을 그냥 날려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관리하려는 입장에서는 늘 시간과 싸우게 된다.
그런데,
함께 일하는 사람들중 어떤 사람이 (우리 회사 사람일수도 있고, 우리와 함께 일하는 다른 회사 사람일수도 있고) 그렇게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것에 잘 따라와주지 않는다면, 그건 프로젝트 전체에 부담이 된다.
특히,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 하는 일 전체에 중요한 사람일 경우에 큰 문제가 되곤 한다.
최근 몇주동안 하고 있는 일에 비상이 떨어졌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함께 일하고 있는 회사가 그렇게 빠릿빠릿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그 회사까지 날라가서 거의 micromanage해가면서 일이 되게 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그쪽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충분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것은 아주 빠릿빠릿하지 못한 그쪽의 ‘문화’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실리콘밸리 밖의 회사와 일을 하다보면 많이 느낀다.
실리콘 밸리 회사에서는 저녁 7시에 이메일을 보내서 뭘 해달라고 부탁하면 다음날 아침까지는 일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회사들을 그게 몇주씩 걸리기도 한다.
또, 아무래도 우리 회사에는 소위 ‘the best and the brightest’ 가장 똑똑하고 최고인 사람들을 뽑아서 일을 하는 경향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빠릿빠릿하게 일을 잘 하는데 반해, 그렇지 않은 회사 사람들과 일을 하다보면 그쪽 사람들은 그렇게 일을 잘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게 높은 효율성을 추구하게되는 일에서는,
능력이 안되는 것이 전체에 큰 문제와 부담을 가져오게된다.
그리고 실제로 회사에서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나 회사들을 비난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똑똑하지 못하다는 것,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 일을 잘 못한다는 것은 죄일까?
그 사람들이 그렇게 비난받아야 하는 일일까?
적어도 일하는 상황에서는 ‘죄’라고 비난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거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게 되기는 하는 것 같다.
가령,
우리 회사 사람들은 밤 늦게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데,
정작 문제를 일으킨 저쪽 회사 사람들은 오후 5시에 다 퇴근을 해버리는 거다.
음… 진짜 열받는거지. 자기들이 문제를 일으켜놓고 문제 해결은 우리가 해야하니.
이런 것은,
회사 일을 하면서도 겪기도 하지만,
기독교 미니스트리를 하면서 겪는 일이기도 하다.
그냥 순전히 능력이 부족해서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순전히 능력이 부족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그것이 정말 도덕적 문제인것 처럼 이야기하게 되는 일들이 많이 있다.
효율성이 강조되는 문화나 상황에서는,
이렇게 판단이 애매해지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이럴때….
그냥 죽어라고 일을 할 뿐이다. 어떻게든 문제는 해결되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