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한국에서 계엄이 선포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을때,
나는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내가 느꼈던 첫 느낌은… 모욕감이었다.
아니, 감히 네가 이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려?
뭐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가 어떠하냐를 떠나서 그건 정말 몹시 화나는 일이었다.
정치가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 분은 정말 쉽게 삭여지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정치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는 전두환 독재정권이 있을 때였다.
80년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대학에 들어가서 알게 되었고,
겁이 많고 이기적인 사람이었지만 그 마음 속에 쌓이는 분노는 내가 어떤 그룹을 절대로 지지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건히 갖게 했다.
그 후 그 독재자들의 후예들이 만들어온 정치집단을 내가 좋아했던 적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그룹에 대한 극렬한 분노는 더 이상 내게 없었다. 다만 더 사회적으로 약한 세력이 정치적 힘을 갖게되는 것이 이 세상을 그나마 덜 기울어지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한쪽을 지지하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대충 2020년대에 들어오면서,
이제는 한국의 리버럴이 더 이상 약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나도 예전에 가졌던 입장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아니다. 이건 정말 정말 아니다.
80년 광주 때문에, 그 만행을 반성하지 않는 그 정치 집단을 극도로 혐오하게 되었던 것 처럼,
이번에 일어난 미치광이 사건, 미치광이 정권 때문에, 그 만행을 반성하지 않는 그 정치 집단을 한동안 또 다시 극도록 혐오하게 될 것 같다.
이번에 어떤 후보가 한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그리고 나도 정치적 보복 같은 것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적어도 선거의 결과만으로는 완전히 한쪽이 한쪽을 압살해버리는 결과가 나오길 응원하고 있다.
당연한 결과를 얻었지만 또한 여전히 남아있는 40%를 보며 충격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그렇죠….
그래도… 미국보다는 상황이 조금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ㅎㅎ
87년에 노태우가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 망연자실했던 것에 비해서도… 그렇고요.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남아 있는 것일테고, 누군가는 더 기도해야할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