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20대에 만났던 기독교는,
어쨌든 보수적인 기독교였고 (지금도 나는 보수적인 기독교인이다.)
그러니 개인윤리에 대한 강조가 참 컸다.
정직함, 성적 순결, 다른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지 않고 대함, 관계에 대한 진지함, 돈에 대한 탐욕을 피함, 사람의 칭찬에 의지하지 않음, 성실함, 자기 성찰, 내적 통일성(integrity) 등등…
처음 소위 ‘회심경험’을 했을때 나는 이렇게 내가 맞닥드린 여러가지 개인윤리의 요청들이 정말 기쁨으로 다가왔다.
정말 그랬다.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그렇게 살아가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는 것,
그로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2.
기독교가 개인윤리에만 한정되는 것은 신앙의 공공성이라는 매우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나도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윤리에 대한 건강한 고찰과 강조가 없는 신앙의 공공성은 절대로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우 자주, (언제나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신앙의 공공성은 건강한 기독교적 윤리로부터 비롯된다.
3.
한국의 검찰이 문제가 많다고 한다.
그 문제의 매우 중요한 핵심 가운데 하나는 출세지향적, 권력지향적 검사조직이다.
그거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출세 지향적, 권력 지향적 삶이 아닌 다른 삶이 있다는 개인윤리를 누군가가 보여주지 않는다면,
정말 대안적인 삶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누군가가 더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이 좇아야할 표적이 될 수 있단 말인다.
4.
한국과 미국의 소위 ‘보수’ 혹은 ‘극우’집단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어떤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이야기하고, 말꼬리를 잡아 사람들을 선동하는 일들을 즐긴다.
권력을 위해서 개인윤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만일 정말 보수적인 기독교인이 그 상황 속에서 끝까지 정직하고, 끝까지 희생적이고, 끝까지 권력지향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서 있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어떤 보수 기독교인들이, 정치인들의 정직함과 윤리성에 대한 것을 이야기한다면 이 상황에 어떤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5.
한국도 미국도,
그리고 그 극우를 지지하는 보수 기독교의 문제 역시 심각하다.
그런데…
건강한 보수 기독교라면, 개인윤리에 대한 깊은 강조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사회개혁이나 그런가 보다도, 각 개인이 복음에 합당하게 사는 것에 대한 강조가 지나치다 싶게 이루어져야 하는거 아닌가?
그래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는 이야기를 넘치도록 해야하는거 아닌가?
그 보수 기독교가,
건강한 개인윤리를 다 포기한채, 극우적 아젠다를 받아들여버렸다.
진보적 기독교는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보수적 기독교는 세상의 변화를 거부하는데…
그 속에서 아무도 건강한 기독교적 윤리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6.
복음에 합당하게 사는 어떤 사람들을 보고싶다.
몹시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