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87년, 대학가에는 노래가 가득했다.
내가 다녔던 학교는 새로 생긴 작은 지방 학교였기 때문에 대단한 흐름이랄까 그런것이 있지는 않았지만,
바로 옆에 있던 큰 국립대나 내가 서울에 가서 보는 학교들 앞에서는 늘 대학생들이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중 어떤 것은 지금은 거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중 어떤 것은 국가 기념일 행사에서 대통령이 부르기도 한다.
1987년 6월은 정말 대단했다.
나는 그 큰 흐름에 내게 기여했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부끄러운 작은 지방대의 학생이었지만,
거기서도 학생들이 과모임등으로 술을 마시면 꼭 다 함께 그렇게 노래를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 광야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아침 이슬, 흔들리지 않게, 그날이 오면 같은 노래들은 딱 운동권이 아니더라도 기숙사에서 아이들과 기타를 치며 함께 부르기도 했다.
그건 정말 시대의 노래였다.
그 노래들은 그 이후 한국 사회가 민주화 되면서 제도권의 노래가 되었고,
그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도 제도권에 들어와 한국 사회의 주류가 되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그 노래들은 한편 한국을 바꾸어낸 노래들이었다.
아직 스무살이 되지도 않았던 그때 처음 배웠던 그 노래들은 그 당시 사회 문제에 깊게 관심을 갖지 못했던 나 같은 사람에게도 여태껏 의미있는 노래로 남아있고,
그 노래를 들으며 지금도 가슴이 뛰거나 눈물이 핑 돌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내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은 그런 노래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