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2)

나도 그랬지만 나와 가까웠던 친구들도 모두 참 노래를 좋아했다.
기숙사 방 두개 건너 하나씩은 기타가 있었고,
그냥 그 방에 가서 아무나 그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 애들이 하나둘씩 모여 함께 노래를 불렀다.

80년대 후반 그 당시 유행했던 여러가지 노래들이었다.
나름 엄청 인상 써가며, 혹은 얼굴이 빨개지도록 소리를 질러가며, 심지어는 괜히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하며, 그렇게 노래를 함께 불렀다.

친구중 누가 여자친구와 헤어지면 그 친구와 함께 실연의 노래를 불렀다.
나는 대학때 연극을 했는데, 연극 공연 즈음엔 늘 연극과 관련된 노래들을 불렀다.
밤에는 괜히 밤 하늘을 보면서 애들과 함께 밤에 부를만한 노래들을 불렀다.
나는 술을 잘 마시지 않았지만, 술에 취하면 애들이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때 불렀던 노래들은 지금도 거의 대부분 가사를 기억하고 있다.
한 30년 넘게 부르지 않은 노래들도,
지금 다시 그 노래를 떠올리면 그럭 저럭 가사를 기억해서 부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대중가요는 그렇게 부를 수 없는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BTS나 블랙핑크나 Billie Eilish나 Taylor Swift의 노래를 무슨 수로 따라 부르나….
조금 따라 부르기 쉬워야 할 것 같은 악동 뮤지션이나 아이유의 노래도 완전 난이도가 장난 아니거나 따라부르는 용도의 노래는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내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은 그런 노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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