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에 20대를 보낸 복음주의자라면 거의 대부분 깊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존 스토트, CS 루이스, 제임스 패커 등등.
나는 이분들의 책들을 그래도 꽤 읽었고, 어떤 것은 그 책을 읽는 독서 모임을 인도하기도 했었는데…
이상하게 이분들은 내게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고 생각해왔다.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 라던가, 제임스 패커의 ‘하나님을 아는 지식’같은 책들은 꽤 두꺼운 데도 꽤 열심히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었다.
이분들의 책을 읽으면…
매우 자주,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이거 이미 다 알고 있는 거잖아. 이걸 왜 이렇게 다시 이렇게 써야 했을까….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이분들이 쓴 그 책들을 읽으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던 큰 이유는,
내게 신앙과 성경을 가르쳐준 선배들이 이미 이분들로부터 깊게 영향을 받았던 것이었고,
그분들을 통해서 배운 내용들이 결국 그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을 나중에야 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20세기 후반의 이들 복음주의자들의 영향을 매우 깊게 받았던 것이다.
나는 20대에 내가 가지고 있던 신학적 입장으로부터는 많이 발전해왔다.
그리고 그때의 신앙과는 다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내 생각은 바뀌기도 했고 변화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내가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는,
20대에 받았던 이분들의 영향이 지금까지 내게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