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내가 사순절을 의식하고 보내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미국에 온 이후인것 같다.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사순절동안 기도를 하는 프로그램이랄까 그런게 있었고 그렇게 기도를 하면서 사순절을 지키는 것을 시작했다.

매우 자주 사순절은 내게 더러워진 창문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 같은 역할을 했다.

아…
이 사순절은 고통과 어두움의 십자가를 더 깊게 마음에 담아보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고통과 어두움이야말로 복음을 이해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통로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듯 경험하면 좋겠다.

아버지의 아들

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시다.
편찮으신 아버지를 돌보느라 어머니와 동생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그냥 나를 많이 아껴주는 분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아버지는 내게 많은 기대를 하는 분이었다.
내가 더 나이가 들어가며 때로 아버지는 내가 극복해야 하는 분이 되기도 했다.

이제 많이 야위신 아버지…
그러다 나 자신을 보면,
나는 참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겉모습도 내면도 그렇다.

아버지가 어쩌면 한번도 밖으로 표현하지 않으신 어떤 것들을,
그래도 이해하는 것들도 있다.

내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아들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거울을 보며,
아버지를 생각한다.
기도한다.

운수좋은 날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이라는 소설을 예전에 중학교때 읽었던 것 같다.
교과서에 나왔었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읽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제밤,
무슨 생각인지 그 소설을 괜히 다시 한번 읽었다. 인터넷에 전문이 다 올라있었고 읽는데 10분정도나 걸렸을까…

몇가지 생각들

  1. 이런 소설을 읽으며 중학생이 삶의 깊이를 가지고 이해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이런 글은 나이가 좀 들어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2. 만일, 죽은 그 아내의 관점에서 소설을 쓴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그 아내는 외로움과 고통으로 마지막을 맞이했을까, 아니면 그냥 나름 평온하게 마지막을 맞이했을까.
    그때까지의 여러가지 생각들은 어땠을까.
  3. 이런 비슷한 내용으로, 현대의 context에 맞게 다양하게 이야기들을 만들어보면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을까. 현대인들이 맞이하는 여러가지 어려움들, 가난을 비롯해서 외로움, 불안함, 정신적 문제들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하게된 한 생각은,
비슷하게 ‘운수좋은 날’을 살게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이 주인공의 하루는 정말 운수 좋은 것은 아니었을까…

요즘 나를 지탱해주는 것

아침 출근 전에 말씀 묵상을 하고, 기도를 한 이후 아침식사를 한다.
가능하면 아침에 눈을 뜨면 전화를 먼저 보거나 다른 것 하지 않고, 커피 한잔을 들고 성경 본문을 앞에 두고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특별히 묵상이나 아침 기도 시간에 내 마음에 더 남은 어떤 생각등이 있으면 나는 그 생각을 하루 종일 90분 마다 한번씩 다시 되새기면서 짧게라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Galarm이라는 공짜 app을 쓰는데,
그날 하루 종일 곱씹으면 좋을 ‘오늘의 짧은 문장’을 넣어 놓으면,
내가 정해진 시간에 전화에서 그걸 remind해주는 알람이 울린다.

회사에서 거의 넋이 나가서,
무당이 작두를 타듯 정신 없이 일을 하다가도,
90분마다 그 알람이 뜨면…
나는 그 일을 잠시 멈추고 아침에 하나님과 만나며 했던 생각들을 다시 마음에 담곤 한다.

지난 가을부터 이렇게 해오고 있는데,
특히 엄청 바쁜 날에도… 내가 망가지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는 역할을 잘 해준다.

사치와 생존

내 주변 사람들이 흔히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지만,
나는 사실 쇼핑을 좋아한다.

엄청나게 비싼 것, 화려한 옷 등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데,
삶을 소소하게 편하게 만드는 것들, 새롭게 삶 속에서 시도하고 싶은 것들을 사는 것을 좋아한다.

지난 1~2달 샀던 것을 보면,
smart tracker, 휴대용 배터리 팩, 자동차에 쓰는 android auto adapter, 출장갈때 쓸 sling bag, 작은 사이즈의 차고 문 remote, 차에서 쓸 휴대용 floss 같은 것들이다. 하나에 10~50불 정도 하는 것들이다.

하나 하나가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내가 아마 자제하지 않고 이것 저것을 다 산다면 한달에 몇백불어치라고 그런걸 살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방법은,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 물건들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있다가 그것이 모두 합해서 100불 이상이 넘을 때 그 리스트를 다시 검토해서 필요한 것들만 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이런 것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요즘 씀씀이가 커진 것은 운동화다.
운동을 위해서 달리기를 하루에 3~5마일씩 하다보니 보통 운동화의 수명이라고 하는 350~400마일 정도를 3~4달 정도에 달리게 된다.
예전 같으면 오래된 운동화를 신고 달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운동화가 조금 오래되면 무릎이나 발목 등에 살짝 무리가 오기도 하기 때문에 운동화를 제때 갈아주려도 한다.
내가 찾은 내게 잘 맞는 운동화는 Asics Cumulus인데, 이게 거의 150불 가까이되니, 달리기를 위해서 한달에 50불 정도 쓰는 셈이다.

그리고 내가 돈을 더 쓰는 건 책이다. 아마 한달에 평균 50불 정도는 쓰지 않을까 싶다. 이건 정말 가끔 충동구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산 책은 거의 대부분 최소한 조금이라도 읽는 편이니 그냥 낭비하는 돈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저렇게 따져보고 생각해보아도,
크게 낭비하는 것 없이 살고 있는데…
매달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쓰면서 살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래도 꽤 괜찮은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 살고 있는 나도 이렇게 빡빡하다고 느끼는데…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걸까…

아니, 내가 어릴때는 한국이 훨씬 더 가난한 나라였고,
그때 사람들은 지금보다 말도 안되는 수준의 소득으로 꾸역 꾸역 아이들 여러명 키우면서 살림하고 살았는데…
그것보다 말도 안되게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그럴까…

결국 생각해보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렇게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사치인 것이고,
나는 그나마 그 사치와 싸우고 있는 반면,
다른 시대, 다른 지역, 다른 상황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생존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No Jerks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중요한 회사 문화로 이야기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No Jerks”다.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재수없게 행동하지 말기”…쯤 되려나. 아니면 “나쁜놈 되지 말기” 로 번역할수도 있겠다.

물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최근에 다녔던 회사들과 비교해 보았을때, 정말 jerk의 비중이 현저하게 낮다.

지난번 태국 출장에서 우리 회사에서 같이 간 사람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No Jerks is really working” 이라고 서로 대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게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내 interview했던 것을 돌이켜 보면 사람들이 내 인성에 대해서 평가하거나 그런 건 사실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interview가 너무 짧고, 물어본 질문들이 지나치게 평이해서, 나는 오히려 이 사람들이 나를 뽑을 생각이 없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회사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해서 No Jerks가 그래도 어느정도 잘 되고 있는지 하는 이야기를 해 보는데… 다른 사람들도 딱 별로 대답은 없는 것 같았다.

앞에서 말했지만 물론 예외는 있다. 여기서도 눈에 띄는 jerk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그런 사람들이 더 심하게 드러난다.

조금더 회사 내에서 봐야 겠지만, 참 신기하면서도 놀라운 경험이다.
이런 문화가 조금 더 계속될 수 있으면 좋겠다.

Hot한 분야

내가 박사과정에 막 들어갔을때, 우리 전공에서 한참 뜨겁던 분야 가운데 하나는 통신 관계된 재료들이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그쪽을 하고 싶어했다.
나는 원래 하고 싶었던 다른 분야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워낙 다들 그렇게 관심을 가져서 나도 그쪽 교수를 조금 알아보기도 했었다.

그때 발견한 것은,
그렇게 더 인기있기 뜨거운 분야일수록 사람들의 경쟁도 더 치열하고,
더 야비하고 치사한 일들도 많다는 것이었다.

학생들끼리 더 인기있는 주제를 하기 위해서 치사한 경쟁을 하기도 했고, 그렇게 뜨거운 분야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논문에 누구를 넣고 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민감한 문제로 다루어지곤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소위 잘나가는, 혹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직장에 다닐때엔, 그 안에서 훨씬 더 치사하고 야비한 일들이 많았다.
반면 조금 덜 알려진 회사에 다닐 때엔 그 안에서의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았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나는,
웬만하면 그렇게 그 당시 최고로 잘 나가는 분야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다만,
이미 떠 버린 분야가 아니라… 아직은 뜨지 않았는데 앞으로 뜰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대개 그런 분야는 엄청 일이 많고 바쁘다. 그런데 생각만큼 일이 잘 안되기도 하고, 사람들도 치사하고 야비한 짓거리를 하기엔 너무 바쁘기 마련이다.
또, 아직 뜨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려고 달려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런 분야라면 더 해볼만 한 것 같다.

어제,
지금 대학생들이 어떤 전공으로 몰린다, 어떤 전공쪽에 사람이 없다 뭐 그런 기사들을 좀 읽었다.
아, 지금 제일 뜨거운 분야를 저렇게 박터지게 하려고 달려드는게 제일 현명한 일일까.
저 친구들이 실제로 일을 하게될 10년, 20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그래서,
가끔 내게 진로등에 대해서 물어보는 젊은 사람들에게 나는 자주…
지나치게 hot한 분야는 피하라고 권하는 편이다.
그건 마치 이미 비싸진 주식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깊은 한마디

깊이있는 공부, 묵상, 사색, 경험을 한 어떤 사람들에게서,
딱 한마디가 나오는데 그게 마치 책 몇권을 요약한 것이나 몇학기 강의를 다 모은 것보다도 훨씬 더 깊이있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을 꽤 자주 한마디씩 해주는 현자들이 있다.

어제 읽은, 그런 한 구절.

“We’re not meant to live with the burden of outcomes. Feedback is good for direction but really bad for fuel.” by John Ortberg

도덕과 양심

Jeffrey Epstein file이 일부 공개되고 있다. 소문으로 돌고 있던 것들이 사실로 드러났는데, 실제 사진은 생각보다 더 추했다.

그 사람들은,
정말 그러고 싶었을까….
왜 그랬을까…
조금의 양심의 가책도 없었을까…

도덕은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보편적 원리를 제공하고, 양심은 그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점검하게 하는 내면의 목소리일 것이다.

도덕이 심각하게 무너지면 아마 양심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겠다.

무엇이 이 사람들의 도덕을 그렇게까지 무너지게 했을까?
그저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을 넘어서, 최소한 그런 추악한 일들에 죄책감도 없이 그럴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들이 가진 ‘힘’때문이 아니었을까.
정치적인 힘, 경제적인 힘 때문에… 어쩌면 그들을 나는 이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예전에 Tony Campolo가 Bill Clinton에게 왜 그때 Monica Lewinsky와 그런 관계를 가졌느냐고 물어보았더니… Bill Clinton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힘/권력을 가져본적이 없어서 그런 힘/권력을 가지면 과연 나도 그렇게 망가질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정말 그렇게까지 될까… 싶다.

그러다가도…
내가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음식점에서 음식이 늦게 나왔을때 웨이터에게 화를 내는 내 모습이나…
우리 회사가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제공받는 아시아의 회사에 가서 그 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못할때 그 사람들을 경멸하며 이야기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 어쩌면 나도 정말 그런 힘/권력을 가지면 그렇게 할 사람이구나….

말씀 묵상을 역대하를 하고 있다. 솔로몬 이후 르호보암은 왜 그렇게 했을까….
아마 솔로몬의 권력의 정점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르호보암은, 나는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을가.

하나님의 자비

어제 저녁,
한 뉴스를 들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기도도 잘 못했다.
그저… 하나님께서 자비롭다는 것을 간절히 구했다.

내가 늘 그렇듯,
황망한 마음에 위로 text message조차 보내지 못했다.

그리고 최근 내가 계속 반복해서 읖조리는 한가지를 혼자 여러번 반복했다.

I don’t have the full story…
Nobody does….

하나님의 자비를 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