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 (14) – 맺으며

어찌보면, 부끄러운 이야기를 몇번에 나누어서 적어 보았다.
뜬금없이 내 회심의 경험을 적게된 동기는, 처음 글에서 썼던 것 처럼, 적어도 내가 이해하고 있는 복음과, 내가 겪은 회심의 경험에 따르면 이 세대의 너무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세대의 교회와 기독교를 내가 담아내는 것이 너무 버겁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만일 내 경험이 특별한 것이었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하시지 않는 것일까.
이 특별한 경험을 한 내가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님을 이해하는 것은 잘못일까.
왜 내게는 이 특별한 경험을 허락하신 것일까.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해야하는 일은 무엇일까.
이 경험을 절대화하지 않으면서도, 이런 경험을 하지 않는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이 경험을 설명해 낼 수 있을까.

만일 내 경험이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면…
이런 강렬한 하나님을 대면하는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다면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
다른 이들에게 강력한 하나님과의 대면의 경험을 하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내가 도울 여지는 과연 있는 걸까.)

나이가 들면, 신앙의 연륜이 깊어지면, 뭔가 좀 더 clear해 질 것 이라는 기대를, 20여년 전에 했건만, 여전히 나는 clue 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 두렵다.

3 thoughts on “회심 (14) – 맺으며”

  1. 30대후반 미국에 살고있는 사람입니다…저랑 신앙배경이 너무 비슷하시고, 회심하시기까지 겪으셨던 많은 부분들이 저랑 너무 같거나 제가 너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단 전 아직 제가 회심한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회심후에 일어날 법한 개인의 변화가…저한테 있는것 같긴한데 말이죠…죄에 대한 극단적인 기피…과거에 느끼지 못했던 말씀에대해서 이성적인 긍정과 납득이 생겨나기 시작했고….예수그리스도의십자가만이 설교시간에 선포되길 갈망하며(현 우리교회는 그렇지 않기때문에요…), 근데 제가 회심한건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잘 모른다는 얘기는 회심을 안한거든지..회심에 대한 이해가 아직 이성적으로 부족해서 그런건지…회심을 안한거면 회심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긴 한데 말이죠…로이드존스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다시 복음을 알게 되었고, 데이비드웰스의 책과 조나단에드워즈등 그밖에 많은 복음주의 서적들을 틈틈이 보면서 나름대로 이성적인 접근을 하는 중입니다….하지만 강력한 회심의 경험은 없는거같애요…나름 말씀에 감동하며 울게 되는 때가 있었습니다만, 목수의 졸개님의 글에 있는대로, 영화본후의 감동이나 다른 감동과의 차이를 저도 늘 생각해곤 했어요…무엇이 다른가…또 나이먹어가면서 자연히 윤리적인 인간으로되어 가는 과정인지..성령께서 임하셔서 친히 인도하시는건지 헷갈릴때도 있구요… 요 몇년간 갈등하는 과정에 회심에대한 웹서핑을 하는 도중 목수의 졸개님의 회심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아직도 전 제 대답을 확실히 못찾은거같기도 하고…아무래도 전 회심이 아닐거같은 생각이 들어서…좀 많이 실망하던 때입니다…언젠가 저도 clear해 질날이 올까싶네요…

    1. 부족한 글을 읽고 공감을 하셨다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매우 가치있고 exciting한 journey를 하고 계신 것 같아 보여서 아주 멋져 보입니다!

      제 생각엔요,
      회심이란 어떤 커트라인을 pass해서 이루어지는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절대자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과정이자 여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회심의 결과물이 어떤게 되느냐 하는 것으로 회심을 평가하려하면, 회심의 과정성이 약화되어버려서, 회심을 결과/목표등으로 축소시켜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것만을 읽으면서는,
      아주 멋진 과정을 겪고 계신 것 같은데요…
      그 과정 중에서, ‘나’로부터 detach되어 절대자에게 attach되는 것을 더 깊이 경험하게되시길 기도합니다.

      좀 가까이 있는 분이라면, 차라도 한잔 하면서 말씀을 나누어 보고 싶기도 하네요. 정말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좋은 comment 감사합니다.

  2. 혹시나 해서 들렀는데 댓글 보게 되서 감사합니다…위로의 말씀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나’로부터 detach되어 절대자에게 attach되는 것— 이 한마디 말씀이 모든걸 말해주는것 같습니다…그 과정에 있어서 노력하고 있긴하지만 절대자를 attach하려고 하는 제 자아가 원망스럽습니다 ㅎ 가까우면 정말 만나뵙고 좋은 멘토로, 좋은 신앙의 선배로 섬기고 싶습니다만… 전 시카고입니다…좀 멀죠? 저 같은경우도 가까운 신앙의 선배나 어떤 신앙의 멘토로부터의 영향이 없이, 그리고 좀 굴곡있는 신앙생활해온터라…벽에 부딪치고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내가 과면 바른 길로 가고있는가…그 가운데에 결국 회심이라는 커다락 벽에 부딛치게 되었어요…이 과정은 제 인생에 그 어떤것보다 중요하구요, 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대가를 치르는것도 두렵지 않은데 말이죠…회심을 제가 가지고 있는 얄팍한 신학으로만 풀려고 한 경향도 있는것같구요…난 과연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힐 수 있는가?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그 대답을 아직 제가 못하고 있어요…말씀주신대로 너무 머나먼 journey 인것 같습니다…언제 또 댓들 남길지 모르지만 이후 제 신앙상담은 secret으로 해야 될것 같습니다 ㅎㅎ 하지만 가급적 회심에 대한 경험은 많은 사람들과 나눴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혹시 앞으로 생각나면 기도 부탁드릴께요…가끔 들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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