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접하며

김정일의 사망이, 
어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대로 정말 ‘좋은 소식’일까.

내가 생각하기엔,
김정일의 사망이 좋은 소식이기 위해서는,
그 이후에 가능한 시나리오가 현재 상황보다 더 좋은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북한과의 모든 대화라인을 끊어버리고, 조선일보가 사주하는 방식의… “때려잡자 김정일” 식의 구호로만 대북정책을 펼쳐온 현 정부가, 과연 김정일 사망과 관련된 복잡한 외교적 상황을 다룰 능력이 될까? 김정일의 사망 자체에대해서 전혀 눈치조차 채지 못할 정도로 북한과의 모든 대화채널을 닫아놓은 상태인데?
(김영삼 정부때, 조문문제로 결국 남북관계 경색을 심화시킨 것은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닭짓’을 하지는 않을까…-.-;)

최근 몇년간, 그나마 인도적 대북지원 조차도 끊어버리고, 그야말로 북과 대화를 하려는 시도 자체를 모두 ‘친북’으로 몰아버린 분위기가 계속 되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북한의 혼란기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나 명분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일까?

극우적 성격을 가진 소위 ‘기독교인들’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게 해 달라고 악악거리긴 했지만,
정말 북한의 ‘사람들’을 위해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아니 최소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나누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무언가를 주장해볼만한 염치가 정말 있을 수 있는 것일까?

남한 내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조차도 ‘빨갱이’로 몰아가는 조중동식 사고방식을 가진 한국의 기득권층이, 그리고 그 기득권층에 기생하고 있는 배에 기름낀 남한의 강남 기독교가…
상상을 초월하는 나눔이 요구되는 북한 사람들을 ‘우리’로 받아들일 생각을 조금이라고 해보기는 하는 것일까?

배금주의, 성공주의, 혼합주의의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 남한 교회가,
목숨을 내어놓고 신앙을 지켜온 북한 교회 앞에서 우리가 너희를 위해 기도했다고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참으로 나쁜 지도자였던 김정일의 죽음 앞에서,
남한 국민으로서, 기독교인으로서… 
아무런 할 말이 없는 나 자신을 본다. 

적어도 나는 … 그래서 김정일의 죽음을 쉽게 ‘좋은 소식’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북한의 혼란이 반갑지 않다.
왜냐하면, 남한과 남한 교회는, 북한의 혼란을 받아들일….
정치적, 경제적, 사회 문화적, 영적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2 thoughts on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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