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안하기

20년 넘게,  

QT는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붙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기둥과 같은 것이었다.

삶에서 중요한 순간을 지날때 마다, QT는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 되어 주었다.

그런데 금년들어, 아니… 작년 후반 즈음부터…

나는 그 QT를 안하고 있다.

대신 말씀을 통독을 하고, 조금 깊이 기도를 하고…

하나님과 세상과 신앙과 나에 대해 깊이 이리저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시작한 이유는 다음의 몇가지이다.

1. QT를 하면서… 너무 자주 나는 자의적으로 말씀을 풀어 그것에서 위안을 얻는다. 파편적으로 말씀을 보나보니 문맥에 벗어난 해석과 적용을 하는 일이 너무 많아, 과연 그런 해석과 적용이 제대로 된 것이었나 하는 것에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2. 교회 전통 속에서, 성경 반장 정도를 가지고 그날의 적용점을 찾아내는 일은… 사실 없었던 것이었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성경을 통독을 하거나, 렉티오 디비나 식의 말씀 읽기를 하거나, 기독교 고전을 읽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말씀을 연구하는 일을 했지…. 

말씀 조금을 떼어나가  3P (personal, practical, possible) 식의 적용점을 찾아 그날의 양식으로 삼는 일은… 정말 아주 최근 사람들이 고안해낸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3. QT식으로 적용점을 찾아내는 식의 묵상보다는, 통독을 통해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만나는 일을 좀 더 하고 싶었다.

이제 그렇게 하기 시작한지 반년이 훨씬 더 지나 1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으니,

뭔가 중간평가를 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음….

아직은 QT가 그립다. ㅎㅎ

금년말 까지는 그래도 이렇게 좀 더 해보려고 한다.

2 thoughts on “QT 안하기”

  1. 음~ 이런 포스팅은 저희 같이 QT 월간지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제목만으로도 철렁하고,
    다른 사람들이 안 보도록 가리고 내리게 할 중대한 도발로 여겨지지만,
    어쩌겠습니까.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습니까.^^
    예전에 송인규 목사님과 대화하던 중, FM식의 큐티를 몇 년 하신 다음엔
    매일 Christian Book Reading으로 큐티를 대신한 기간이 한동안 있으셨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저도 몇 달 따라해 본 적이 있었죠. 좋던대요.^^
    따지고 보면, 주말엔 여전히 이런 시간을 갖고 있는 셈이구요.
    이 실험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저도 궁금하고, 그 여정의 스토리가 기대도 되네요.

    1. 하하!!
      대표님 안녕하셨어요? ^^

      그렇지 않아도,
      바로 오늘 오후에,
      김중안 간사님, 안상현 간사님과 함께,
      QT와 QT지 관련된 이야기들을 좀 했었습니다.

      현재까지 중간 보고는..
      음… QT가 좀 그립긴 한데요,
      또 한편으로는… 통독을 해가며, 참 새롭게 많은 것을 더 깨닫고 발견해 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읽으며 가슴뛰는 본문이 참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새로운 발견,
      예전에 눈치채지 못하던, 성경이 이야기하는 대단히 다양한 관점/접근법에 대한 발견,
      뭐 그런 유익들이 좀 있었습니다.

      예전에 하던 QT로 완전히 복귀하기 전에,
      렉티오디비나식의 초월적 말씀 읽기를 좀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지금 대로라면 QT가 그리워서,
      연말이 되기 전에 다시 QT로 복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더운 여름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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