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being excellent…

1.
뭐 자랑은 절.대. 아니다.
이제는 나이가 충분히 들어서… 이런거 자랑하는게 얼마나 유치한지 안다.

2.
나는 꽤 공부를 잘했다.
늘 전교일등을 했던건 아니지만, 중학교때는 시험때마다 전교일등이 내 목표였고, 꽤 자주 그 목표를 이루었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모인 고등학교에서도, ‘천재 그룹’에 속하진 못했어도, 대충 “위쪽 등수”는 유지했다.
대학교때엔 A0를 받으면 몹시 실망했다. 내 GPA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과 수석으로 졸업하고, 과 수석으로 대학원 입학했다.
그 후 꽤 좋은 학교에서 박사했고, 꽤 알려진 직장들에서… 그리고 그 안에서도 꽤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지내왔다. Resume 상으로 보면 꽤 괜찮다.

3.
어제 글에서 썼지만…
지금 직장에서, 참 일이 많다. 점심을 먹는 시간을 확보하는게 참 어려울만큼 일이 많고 바쁘다.
(그나마 어쩌다 점심 먹을 시간이 나면… 나는 먹는것보다 뛰는 쪽(운동)을 선택한다. ㅋㅋ 그리고 점심은 정말 아무거나 집어먹고.)
최근 며칠은 아침 7시 conference call로 일을 시작해서, 저녁 6-7시까지 conference call들이 있었다.
그리고 집에와서도 일을 떠나기가 어렵다.
회사에선 늘 뛰어다닌다. 걸어다닐 여유가 전혀 없다. 5분 잡담은 대단히 큰 시간낭비다.

4.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까지 바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렇게까지 안달복달하면서 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하는 이유는, Excellent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렇게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지 않으면 많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5.
40대 중반이 되도록,
늘 Excellent 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살았고,
그럭저럭 그 excellency를 유지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내 몸에 밴… excellency를 추구하는 자세가, 나를 얽어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내가 한 일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할때, 야… 참 잘했다… Great… Excellent…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그걸 잘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over-achieve 하기 위해 늘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6.
성실함은 참 좋은 것이지만,
over-achieve 하기위한 이런 자세는 탐욕이 아닐까
혹시… 약간 덜 achieve 하더라도, 내 자세의 적절한 balance를 찾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그래야… 내가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

Excellent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가끔은 under-achieve 해도 괜찮다고,
일을 잘하는 것 보다, 사랑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고…
내 자신에게 자꾸 이야기해주어야 하는 것 같다.

4 thoughts on “Not being excellent…”

  1. 요즘 쓰시는 글을 보면 저랑 비슷한 상황과 고민들을 하시네요. 어제는 이젠 자존심을 내려놔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1. 나로선,
      내 생각과 고민이 네 생각과 고민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일종의 용기와 comfort를 주네. ^^

      이런 얘기는 좀
      만나서… 깊이… 야식 먹어가며… 그렇게 하면 좋은데 말이야. ㅎㅎ

  2. 몇날 며칠이고 웃다가 울다가 찬양하다가 기도하다가. 그런 시간을 기대해 볼 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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