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말씀’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준비를 해야 했었다.
그 ‘말씀’의 내용은 사실 이미 다른 세팅에서 했던 것이었으므로 내용을 준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는 full script를 다 써가며 말씀을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큰 줄기만을 잡아놓고, 청중의 반응과 상태를 보아가며 내용과 방향을 조절하는 스타일이어서, 어떤 의미에서 내가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을 얼굴을 보고 만나기 전에는 ‘발동’이 안걸리기도 한다.
문제는 내가 만들어 놓은 contents에 ‘마음’이 담기지 않는다는데 있었다.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고, 그래야 하는데…
내가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맛 없는 음식을 만들어놓고, 그 음식이 맛있다고 이야기하며 음식을 내어놓아야 하는 주방장같은 모습이 내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이런 증상은 이번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1월에 신시내티의 한 청년부 수양회 말씀 준비를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내용을 다 준비했는데, 도무지 그 내용이 내 마음에 담기질 않았다.
그 말씀을 보아도 내 마음이 뜨거워지질 않았다.
막상 말씀을 나누는 현장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보니 그 뜨거움이 일부 다시 회복되었으나,
뭔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현장에서 막 오바를 했다. 감정적으로 청중을 manipulate 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것은 내게 대단히 나쁜 영향을 미쳤다.
아… 결국 이렇게 manipulate하는 싸구려 말씀을 전하고 말았구나 하는 자책이 나를 괴롭게 했다.
이번에 말씀 준비를 하면서, 그리고 conference에 참석할 준비를 하면서 나는 그게 참 두려웠다.
그래서, 내 마음이 담기지 않아도 좋으니 manipulative하지는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여러번 했다.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일도 가능하면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냥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결심이었다.
그리고 하나님께 간절히,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 나를 false manipulation으로부터 지켜달라고.
하나님께서,
이번에 내 기도를 잘 들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