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세상을 바꾼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이 시점(6월 3일 저녁), 아직 한국의 개표상황에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나를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나는 대충 중도우파쯤 되는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정부는 ‘나쁜 정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 나쁜 정부이거나, 대단히 무식한 정부라고 양보할수도 있겠다.

친일파-독재로 이어지는 그 흐름이 현재 한국의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현재 한국 정치의 왜곡의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2002년 대통령 선거때, 나는 정말 열광했었다.

물론 나는 열렬한 노무현 지지자였다.

난생처음 온라인으로 정당 site에 id도 만들고, 열심있는 fan이 되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을때 나는 정말 세상이 바뀔 것을 기대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을 지나며 한국이 상당히 의미있는 발전과 성숙을 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그 당시 보스턴에 방문하셨던 윤종하 총무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렇게 열광하고 있는 나와 같은 일단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열광하지 말아라. 그 사람이 대통령 된다고 세상 바뀌지 않는다… 라며 완전히 찬물을 끼얹으셨다. -.-;

허걱 이건 뭥미.

시간이 지나고 그때 그 대화를 다시 떠올려 본다.

나는 지금도 김대중이 한국 역사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어 낸것,

노무현이 한국 사회를 더 진보시킨 업적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후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역사의 후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의 민주주의, 대북관계 등등이 얼마나 많이 후퇴했는가.)

정치가 중요하고, 정치가 세상의 많은 것을 진보시킬 수도 퇴보시킬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정치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가 궁극적 소망은 아니다.

정치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그 한계가 있다.

세상이 바뀌는 방식은, 정권이 한번 바뀌는 것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한국에서 벌어진 엄청난 참사를 보며,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현정부와 기득권 세력을 보며,

썩어빠진 언론, 검찰, 무능한 공직자들을 보며…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은 분노를 느낀다.

하루에도 몇번씩 심한, 아주 심한 욕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또한,

제발… 정말 제발…

한국 사회가 좀 깨어서,

적어도 박근혜나 이명박과 같은 사람을 리더로 뽑는 우는 범하지 않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에 궁극적 소망을 두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결혼을 고대하고 기다리는 싱글들은,

많은 경우 결혼만 하면… 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문제가 결혼만 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그대로다.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결혼생활을 통해서 더 아프게 드러나기도 한다.

현재 한국의 정부를 바라보며,

악한 정치세력, 언론, 검찰 등등에 분노하며,

이 사람들이 어떻게든 청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국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정치는 세상을 개선하고 바꾸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것이 궁극적 소망은 아니다.

윤종하 총무님의 그때 말씀이 이제 다시 좀 생각이 난다.

아니, 좀 다시 떠올려보려고 노력한다.

요즘 정치뉴스를 보며 하도 많이 열을 받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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