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형이랑 또 만나서 놀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앙을 갖고 산다는 것이 많이 외롭다.

지난 주일,
P 형이 SFO에 long layover가 있다면서 놀자고 나를 불러내었다.

5시에 픽업해서 9시 반 조금 넘어 공항에 데려다주기 까지,
저녁 먹고, 차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울컥 울컥 했다.
흥분하고 감격하기도 했고, 답답한 침울함에 잠기기도 했고, 감사하고 기쁘기도 했다.

사실 P 형이랑 나는 성격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나 배경도 다르고,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을 알게된 방식이나 신앙의 훈련을 받은 방식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게 당연히 있고..

그런데,
신기하게도 형이랑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말이 잘 통한다.

신앙, 교회, 성숙, 가정, 자녀교육, 기도, 전도, 세상, 정치, 회심… 이런 저런 얘기를 닥치는대로 했다.

20년전 만나서 함께 많이 기도하고 울고 갈망하고 섬기고 했는데…
그렇게 3년 남짓 함께 지낸 후에는 계속 떨어져 지냈다.
제주와 미국은 정말 너무 멀다.
일년에 한번 만나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이 형이랑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잘 통한다.

형이 그랬다.
우리 처럼 이렇게 사는 것도 힘들고 외로운데,
김교신 선생 같은 분은 얼마나 외로우셨겠냐. 얼마나 힘드셨겠냐…

한국에서 나름 어렵게 구한 ‘허니버터칩’을 내게 건네주고는 공항 안쪽으로 형이 들어가버렸다.

지난 주일에..
둘이 서로… 많이 외롭다는 이야기를 잔뜩 했던 것 같은데… ㅎㅎ
형을 보내고 생각해보니, 이렇게 말 통하는 사람이 있으니 외롭지 않다고 이야기해야 맞는 것이었다.

이제 이 형을 또 언제 보려나…
일년 이내에 한번 더 볼 수 있으려나… 싶지만,

그렇게 몇시간 P 형이랑 시간을 보내고 나니,
그래도 이렇게 바보같이 예수 믿고 사는게 훨씬 덜 외롭게 느껴진다.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다.

2 thoughts on “P 형이랑 또 만나서 놀았다.”

  1. 부럽네요. 전 요즘 외롭다는 생각과 그런 생각도 사치라는 생각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 말고 다른 몇명 간사들도 마찬가지인 듯 하고요.

    1. 제가 처음 96년에 휘튼에 갔을때,
      참 많이 울었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외로왔던 것이 사무치게 서러워서 였었습니다.

      코스타는 그후 계속 제게…
      깊은 영적 외로움을 달래주는 장이 되어 주었었지요.

      간사모임 전날이면 흥분해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곤 했고요.
      간사모임 가서 이런 저런 얘기 하고 나면,
      뼈에 사무치도록 서럽던 외로움이 조금 해갈되곤 했었습니다.

      우리 간사들에게….
      어떻게 하면 코스타가 그런 장이 더 되게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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